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칩 선두주자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 젠슨황을 31일(현지 시각) 만났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황 CEO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 CEO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때 참석하지 않고 중국으로 향했다.
이번 만남은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추가 규제 검토가 맞물리면서 관심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황 CEO는 이번 만남에서 AI 칩 수출 통제 강화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만남은 딥시크 충격이 있기 전부터 예정돼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만남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채 황 CEO를 “신사”라고 했다. 이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며 “좋은 만남이었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 측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반도체 및 AI 정책에 대해 논의할 기회가 주어져 감사하다”며 “황 CEO와 대통령은 미국 기술 및 AI 리더십 강화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했다.
앞서 딥시크가 내놓은 AI 모델은 미국 최고 모델의 10분 1이 되지 않은 비용으로 개발됐지만, 성능은 버금가는 것으로 알려져 미국 테크업계에 충격을 줬다. 이에 지난 27일 엔비디아 주가는 17% 폭락했다. 다음날 9% 반등했지만,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황 CEO는 딥시크와 AI 칩 수출 통제 강화와 관련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딥시크는 AI 모델 구동에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제적한 저사양 칩 H800을 사용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반도체 수출을 H20의 저사양 칩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 정부는 2022년 H100과 2023년 H800의 중국 판매를 제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