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퀄컴이 일본 소프트뱅크 소유의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암)이 제기한 칩 지식재산권(IP) 침해 소송에서 이겼다.
2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델라웨어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이날 퀄컴과 ARM 간 소송에서 퀄컴의 손을 들어줬다. 배심원단은 “퀄컴이 14억달러에 누비아를 인수하면서 획득한 ARM의 칩 제품에 관한 계약 조건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했다.
퀄컴과 ARM은 30여년간 끈끈한 관계를 맺어 왔다. 하지만 퀄컴이 2021년 설립된 반도체 설계 업체 누비아를 인수하며 관계가 틀어졌다. ARM은 누비아 역시 자사의 설계 자산을 활용하기 때문에 퀄컴의 누비아 인수는 사실상 기술 침해이며, 라이선스(허가) 계약을 다시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퀄컴은 배심원단에 자사가 ARM 기술을 포괄하는 별도의 일반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배심원단은 퀄컴의 손을 들어줬다.
ARM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 반도체의 원천 기술을 갖고 있다. 퀄컴은 ARM에 사용료를 주고 이 기술을 빌려와 ‘스냅드래곤’ 같은 AP를 설계해왔다. 대부분의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반도체를 설계하는 데 있어 ARM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퀄컴은 ‘탈 ARM’을 선언한 상황이다.
이날 뉴욕 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퀄컴 주가는 약 2% 오른 반면, ARM의 주가는 1% 이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