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유발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많이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경제학자들의 전망이 나왔다.
15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과 함께 미국 경제학자 47명을 대상으로 11일부터 13일까지 설문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임한 대다수의 경제학자들은 내년 말 기준금리가 3.5%보다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9월 조사에서는 대부분이 3.5%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예상대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다면 기준 금리는 4.25~4.5%가 된다.
경제학자들은 금리 정책 전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라고 입을 모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큰 폭의 관세 부과와 이민자 추방, 세금 인하와 규제 완화를 공약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경제학자 중 60% 이상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미국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또 대다수는 중국에 대한 보편적 관세를 비롯해 관세를 가파르게 올릴 경우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80% 이상은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개인소비지출(PCE) 지수가 2026년 1월까지 2%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9월 조사에서 35%만이 같은 전망을 한 것과 대비된다.
연준 출신의 이코노미스트인 조너선 라이트는 “물가상승률이 많이 낮아졌지만,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마지막 부분이 좀 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연준이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미국 재무부 출신의 타라 싱클레어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연준이 이번 달 금리 인하 이후 상당 기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면서 내년 내내 동결을 이어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싱클레어 교수는 “장기적으로 볼 때 트럼프의 정책 조합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