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은행이 상업용 부동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유럽 지역 은행도 비슷한 문제에 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새로운 상업용 부동산 공간을 위해 재건축되고 있는 원 타임스퀘어 건물 꼭대기에서 건설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 로이터

가장 최근에 피해를 본 은행은 독일의 도이체 판트브리프방크(이하 도이체 PBB)다. 도이체 판트브리프방크는 부동산에 초점을 맞춘 대출 기관이다. 최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위태롭다는 소식에 채권값이 폭락했다. 도이체 판트브리프방크가 전날 예정에 없던 성명을 내고 “부동산 시장의 지속적인 약세 때문에 대손 충당금을 2억1000만~2억1500만유로로 늘렸다”고 발표했다. 이에 이날 주가가 약 6%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만 도이체 판트브리프방크 주가는 25% 하락했다. 모건스탠리는 전날, 도이치 판트브리프방크의 선순위 채권 채각을 권유하기도 했다.

독일이 또 다른 은행인 아레알 방크(Aareal Bank)도 채권값이 하락하는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에 노출됐다. 아레알 방크는 지난해 11월 미국의 부실 대출이 전년보다 4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 도이체 방크도 지난주 실적 발표 당시 미국 상업용 부동산 손실에 대한 충당금이 1년 전보다 4배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위기감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부동산 분석업체 그린스트리트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2022년 1분기 이후 상업용 부동산 가치는 22% 하락했다.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로 사무실 가격이 35% 급락한 여파다. 상업용 부동산 부도율이 10%일 경우 은행 손실 추가금은 약 800억달러(약 104조296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또한 전체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약 14%, 사무실 건물 대출의 44%가 부실 상태로 알려져 있다. 이에 그린스트리트는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올해 최대 15%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전날 미국 지역은행인 뉴욕커뮤니티뱅코프 신용 등급을 두 단계 하향 조정해 ‘정크(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강등했다. 지난 1일에는 일본 중소은행인 아오조라 은행이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과 관련한 충당금으로 인해 15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