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3.7%. 비농업 일자리 33만9000개 증가.

미국 노동부가 지난 2일 발표한 ‘5월 고용 상황 보고서’는 미국 고용 시장이 여전히 뜨겁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업률은 지난 4월, 54년 만에 최저 수준인 3.4%를 기록했을 만큼 노동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상황이다.

베네수엘라 볼리바르주 엘 칼라오의 지하 광산에서 작업 중인 광부들. / AP=연합뉴스

미국 광산업 역시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현장 설계 엔지니어부터 광산에서 일할 광부, 채굴한 광물을 운반할 트럭 운전사까지 부족하다. 이 때문에 노동력 부족이 향후 몇 년 동안 구리·리튬·니켈·주석·아연과 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 시각) 지적했다.

특히 리튬은 거의 모든 종류의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원자재로 ‘하얀 석유’로도 불린다. 최근 전기자동차가 인기를 얻으며 덩달아 몸값이 높아진 상황이다. 블룸버그의 리튬가격지수는 2021년 3월 177.93에서 지난 3월 1026.84로 약 6배 증가했다.

WSJ은 “미국 정부가 국내 금속 생산량을 늘리려고 시도하면서 다국적 기업과 신생 기업 모두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더럽고, 때로는 위험한 작업이라는 광산업 이미지를 바꾸려고 경쟁하고 있다”며 “광산의 ‘인재 영입 전쟁’은 에너지 전환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전기자동차 산업 강화 등에 나서면서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등 광물 수요는 증가했다. 미국 내 광산 업체는 채굴량을 늘리기 위해 앞다퉈 나섰고, 안 그래도 부족한 노동력 수급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광산 노동자는 1990년 이후 약 39% 감소했다. 이를 반영하듯 광산 엔지니어로 일하는 라일란 레메시(22)는 웨스트버지니아대를 졸업하기 전 6곳에서 일자리 제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광산의 노동력 부족은 생산량 증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원자재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티그룹은 광산업 노동력 부족 등으로 인해 리튬 가격이 올해 연말까지 최대 4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리 가격은 2025년까지 50%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WSJ는 “광산 업체들은 이미 수십 년간 투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력 부족으로 생산량 늘리기에도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