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2024년부터 뉴욕주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해 10년 후부터 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정작 이곳에서 일할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 부닥쳤다.

16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이크론은 뉴욕주 외곽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 예정이지만, 전국적으로 고도로 숙련된 엔지니어와 기술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지역 노동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라며 “숙련된 인력 부족은 미국에서 반도체 제조에 박차를 가하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야심 찬 계획에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이른바 ‘반도체법(Chips Act)’ 시행에 맞춰 뉴욕주 북부 클레이시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공장 착공 예정 시점은 2024년으로 9000명의 직원을 고용할 예정이다. 공급업체 등을 포함하면 공장이 완공되는 2045년에 4만1000명의 추가 일자리가 생길 전망이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로고. /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러스트벨트’에 속한 이 지역에서 제너널모터스(GM), 캐리어 등 대기업들이 1970년대부터 떠났고 인구가 감소했다. 이 지역 주민 중 25~44세 사이에 속한 인구는 지난 20년 동안 10% 감소했다.

마이크론은 본사가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있지만, 뉴욕주에 70개 이상의 반도체 회사가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바탕으로 공장 부지를 선정했다. 그러나 뉴욕주의 반도체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WSJ은 “대만 TSMC와 인텔도 뉴욕주에 반도체 공장 건설을 검토했으나,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TSMC는 애리조나에, 인텔은 오하이오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전했다.

마이크론은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교육센터에 투자하고 초·중등학교의 과학, 기술, 공학, 수학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1000만달러를 제공하기로 했다. 에이프릴 안젠 마이크론 최고인사책임자는 “이 지역 졸업생들이 회사에서 일할 준비가 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역 대학과도 협력하고 있다”며 “9000개의 일자리를 채우기 위해 대학과의 파트너십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욕주에 있는 대학교도 마이크론 돕기에 나섰다. 시러큐스 대학은 향후 3~5년 동안 학부 및 대학원의 엔지니어링 프로그램 규모를 50% 늘릴 계획이다. 오논다가 커뮤니티 컬리지는 올해 가을부터 반도체 기술자를 위한 새로운 학위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마이크론의 후원을 받아 중학생을 대상으로 3일 동안 ‘반도체 캠프’를 열고 첨단 제조산업에 대한 인식 제고에 나선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향후 5년 간 미국 반도체 관련 엔지니어 수요는 약 20% 증가할 예정이다.하지만 한동안 인력 부족이 이어져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