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해 매각에 나선 가운데 미국 정부가 모든 SVB 예금을 보호할 방안을 찾고 있다. 예금보험 대상이 아닌 SVB 고객도 SVB 파산으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12일(이하 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은행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강화해 미국 경제를 보호하려는 조처를 하고 있다”며 “미국 은행 시스템이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도록 예금을 보호하고 가계와 기업에 신용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백악관, 재무부, 연방준비은행, 연방예금보험공사 관계자들은 11~12일 모여 미국 금융 시스템의 혼란을 막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검토했다. 이에 따라 예금보험 대상이 되는 25만달러 미만의 예금을 보유한 고객은 물론 그 이상의 예금을 가진 SVB 고객도 보호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WP에 따르면 SVB 고객의 90% 이상이 예금보험 한도를 초과하는 예금을 갖고 있다.
한 소식통은 WP에 “재무부, 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는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예금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예금을 보호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금보험 한도를 넘는 예금도 보호하기 위해선 재닛 옐런 재무 장관의 동의와 함께 연준 이사회와 연방예금보험공사 이사회 구성진 중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다만, 연방 정부의 이런 대책은 SVB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대응책 중 하나다. 연방예금보험공사는 11일 SVB 매각을 위한 경매 절차를 시작했다. 정부는 SVB 파산을 해결하는 방법 중 매각을 가장 선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