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갈등이 고조되면서 러시아 재벌들의 자산(wealth) 가치가 올해 320억달러(약 38조1400억원)나 폭락했다. 한 억만장자는 올해 들어서만 자산의 거의 3분의 1이 사라졌다.

2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500대 부자들의 명단인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인덱스 집계 결과를 인용해 이 같이 전했다.

2월 22일 서울 용산구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 모습. /뉴스1

러시아의 제나디 팀 첸코는 지난 1월 1일 이후 자산의 거의 3분의 1이 사라지면서 자산이 감소한 억만장자 중 1위를 차지했다. 그는 1990년대 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분을 쌓은 소련군 장교의 아들(69)로 160억달러(약 19조6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자산 대부분은 러시아 가스 생산업체인 노바텍의 지분 가치다.

동료이자 노바텍의 주주인 레오니드 미켈슨의 자산은 올해 62억달러(약 7조3800억원)나 폭락했다. 루크오일의 회장인 바기트 알렉페로프의 순자산은 에너지 회사의 주식이 17% 가까이 폭락하면서 같은 기간 약 35억달러(약 4조1600억원)가 감소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분리주의 공화국 2곳을 인정하면서 독일이 러시아와 영국 등과 함께 진행한 우크라이나 은행 5곳과 팀첸코 등 부유층 3명에 대한 에너지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이로 인해 가스파이프라인 건설 회사인 스트로이가즈몬타즈를 통해 자산을 모은 보리스 로텐버그(65)와 그의 조카 이고르(48)도 영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푸틴 대통령의 전 유도 스파링 파트너 중 한 명인 이고르의 아버지 아르카디는 지난 2019년에 송유관 회사를 약 13억달러(약 1조5400억원)에 매각했다. 그는 5년 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문제로 남매와 팀첸코가 모두 미국의 제재를 받을 때 동생 보리스로부터 소수 지분을 매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