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희토류 공급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중국이 그나마 남은 경쟁국인 호주의 희토류 기업을 인수해 지배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홍콩 명보가 15일 보도했다.

호주 마운트 웰드 희토류 광산.

희토류는 존재량이 적은 스칸듐, 이트륨 및 란탄계열 15개 원소 등 총 17개의 원소를 총칭 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차, 풍력발전용 터빈, 군사 무기 체계 등 각종 첨단 제조업의 핵심 원료다. 최근엔 전기차 붐을 타고 모터에 들어가는 영구자석의 핵심 재료로 수요가 느는 추세다.

하지만 환경오염, 채산성 악화 등의 문제로 미국 등 선진국들이 희토류 생산을 그만두면서 중국은 세계 희토류 공급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보에 따르면 중국 성허자원은 호주 희토류 기업 ‘피크레어어스’의 지분 19.9%를 3925만 호주달러(약 335억원)에 인수할 것이라고 지난 11일 공시했다. 피크레어어스는 탄자니아에서 희토류 채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영국 티스 밸리에도 희토류 정제 공장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은 앞서 지난해 12월 자국 5개 희토류 기업·기관을 통폐합해 중국희토그룹을 출범시켰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희토류 목표 채굴량은 전년대비 20% 늘어난 10만800톤(t)으로 잡혀있다. 같은 기간 목표 제련량은 9만7200톤이다. 지난달 말에는 중국 업체가 고속철로 연결한 라오스에서 희토류를 채굴할 수 있도록 라오스 정부로부터 승인도 받았다.

중국 기업의 이런 움직임은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 반중국 희토류 연대를 강화하려던 미국·호주 등 입장에선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호주는 미국·일본·인도 등과 함께 쿼드를 통해서도 희토류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서호주 개스코인 지역의 양기바나 희토류 광산 개발 사업에 대한 1억4000만 호주달러(약 12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승인하는 등 중국 중심 공급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