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가뭄에 이어 이례적으로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커피 재배농가가 큰 타격을 입었다고 블룸버그 통신과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의 작황이 불안해지면서 커피 원두 가격이 급등했다.

브라질 커피 농장에서 농부들이 생두를 채취하고 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브라질에서는 지난 20일(현지 시각) 갑작스러운 한파로 주요 커피 재배지들에 서리가 내렸다. 브라질 국립기상연구소(Inmet)에 따르면 이 날 브라질의 최대 커피 생산 지역인 미나스 제라이스 주의 최저 기온은 섭씨 -1.2도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은 이번 한파에 앞서 올해 초 한 차례 극심한 가뭄을 겪은 바 있다. 여기에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하락에 따른 라니냐 현상까지 예고돼 우기마저 예년보다 늦어지고 있다. 예고된 것보다 극심한 한파에 브라질 커피 농가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브라질의 커피 수출업자들과 농업 경제학자들은 내년 커피 수확량이 약 100만~200만 자루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미나스 제라이스 지역에서 커피 농장을 운영중인 마리오 아바렌쟈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이런 경우를 본 적이 없다”며 “우리는 추위가 찾아올 걸 미리 알고 있었고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었지만 아침이 되자 기온이 갑자기 급격히 더 떨어졌다”고 했다. 또 다른 농부는 “약 8만 그루의 나무를 제거해야 할 것 같다”며 내년에 수확할 커피 원두량이 평소 5500 자루에서 약 1500 자루까지 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번 한파로 인한 브라질의 커피 원두 생산 감소 우려로 20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커피 선물 가격이 한때 7.7%나 급등,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라질에서는 29일 쯤 다시 한번 한파가 예고된 가운데 세계 최대 커피 협동 조합이자 브라질 최대 수출 업체인 쿡스페(Cooxupé)는 전문가들이 농장에 방문해 피해 상황 파악을 진행중이며 가까운 시일 내에 관련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커피는 석유와 철광석에 이어 많은 양이 거래되는 ‘원자재’다. 다른 원자재와 마찬가지로 수요·공급에 따른 가격 변동 폭이 크다. 기후 변화가 생산과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광물 자원과 다른 점이다.

유엔 산하의 국제 커피기구(ICO)는 중국을 중심으로 커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공급을 따라 늘리는 것이 쉽지 않아졌다는 이유로 2050년까지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려야 수요와 공급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