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생산량에 대한 주요 산유국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배럴당 75달러를 돌파했다. 당초 예상보다 빠른 오름세다. 치솟는 유가 탓에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 우려도 커졌다.
1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2.4% 오른 75.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배럴당 75달러를 넘어선 건 지난 2018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WTI는 올해 배럴당 48.52달러로 출발했다.
글로벌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최악을 벗어난 상황을 고려하면 큰 폭의 상승세다. WTI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무려 55.05% 폭등했다. 배럴당 70달러 중반대 유가는 이른바 ‘스위트 스폿(sweet spot)’으로 여겨지는 50~60달러대를 훌쩍 뛰어넘는 것.
원유시장이 주목한 건 이날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 회동이었다.다만 이날 회의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로이터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산유국 석유장관들이 회의 끝에 원유 생산량 결정을 하루 연기했다고 전했다.
OPEC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비OPEC 주요국인 러시아는 오는 12월까지 매달 하루 40만배럴씩 증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아랍에미리트(UAE)가 이에 반대해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하루 40만배럴 증산은 시장 예상보다 작은 규모다. 이날 유가가 뛴 것은 산유국들이 감산 완화 규모를 작은 수준으로 정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오는 2일 나올 증산 규모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하는 ‘느슨한 증산'이 현실화한다면 유가는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빠른 시일 내에 배럴당 80달러 레벨로 올라갈 수 있다는 뜻이다.
골드만삭스의 제프 커리 원자재리서치 담당은 CNBC에 나와 “OPEC+가 하루 50만배럴 정도 증산할 경우 유가를 안정 시키는데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름철로 들어서며 원유 수요는 폭증하는데, 원유 공급은 탄력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고유가발(發) 인플레이션 경고음이 커질 조짐이다. 월가 일각에서는 이미 유가 100달러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특히 수요가 아닌 공급 쪽에서 야기하는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은 정책적인 대응책이 마땅치 않다는 점 때문에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