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가 지분의 80%를 보유한 인도 재생에너지 회사 ‘SB에너지 인디아’를 현지 경쟁업체에 매각한다고 19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오는 8월까지 SB에너지 인디아 지분 100%를 인도 2위 부자인 가우탐 아다니가 설립한 아다니 그린 에너지에 팔기로 했다. SB에너지 인디아는 소프트뱅크와 인도 최대 민간통신사업자 바르티 그룹이 각각 지분 80%, 20%를 출자한 합작 회사다.
손 회장은 매각 이유에 대해 “SB에너지 인디아의 성장을 다음 단계로 끌어올리겠다”며 “매각하기 적절한 시기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인도 내 재생에너지 분야 기업의 매매 사례로는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정확한 가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SB에너지 인디아의 최종 기업가치를 약 35억달러(약 3조9690억원)로 보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한동안 수천억 달러를 쏟아부은 태양광 산업에서 손정의 회장이 사실상 손을 떼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태양광 사업에 본격 발을 들였다. 이사회 설득에 고집을 꺽긴 했지만, 한때는 태양광 사업에 전념하고자 회사를 1년간 쉴 생각까지 할 만큼 애정이 남달랐다.
하지만 태양광 사업을 통한 수익률은 지지부진했다. 손 회장의 최근 관심사는 인공지능(AI) 생태계 조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는 지난 13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에 “향후 AI 분야 기업 여러 곳에 집중 투자해 정보혁명이라는 방향으로 전진하는 기업 무리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아다니는 이번 인수를 통해 인도 태양광 발전 개발사 1위 업체로서 입지를 굳힐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가우탐 아다니 회장은 “인도는 기후변화에 대한 전 세계적 노력을 가속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라며 “2025년까지 세계 최대 태양광 발전 사업자가 되고 2030년까지 세계 최대 재생가능 에너지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 달성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