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 작가이자 영화 감독으로서 회화, 조각, 설치, 영화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 들며 작업 활동에 매진해 온 정재원 작가의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 ‘The Scene: Cinematic Moment’가 지난 7월 17일부터 21일까지 김포 CICA Museum에서 성료했다.
정재원 작가는 ‘The Scene: Cinematic Moment’전을 마무리하며 “이번 전시에서 시간과 더불어 공간의 사유를 강조함으로서 생성과 소멸의 체계를 표현하고 탐구하고자 했다. 매 작품마다 순간을 성찰하며 현재를 단련하고자 한다. 또한 스스로의 존재가 질문이자 답이고, 도구이자 개념으로 삼고자 한다”고 전했다.
정 작가는 이미 미국 뉴욕, 엘에이, 마이애미의 미술계에서는 잘 알려져 있으나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소개됐다. 이번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에 앞서 미국 뉴욕의 권위 있는 여러 공모전에서 수상, 개인전 및 단체전 초대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시작한 정 작가는 자신의 예술적 내심과 지향을 확실하고 분명하게 집중시키고자 단색 추상 회화로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다.
정 작가의 작품들은 단색 추상 회화 작업이지만 조각적 측면에서 공간적 형상을 단순화시키며 회화적인 특징을 전개시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검은색 단색 추상 회화와 물체의 물성 그 존재 자체만으로의 근본적인 존재성을 부여하는 하이데거의 존재론과 질 들뢰즈의 시간론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작업 세계를 철학적으로 접근하려고 시도했다는 점이 작가 이우환과 작가 이배를 떠올리게 한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최근 회화 및 사진 작품들과 함께 과거 초기 작품들 가운데 일부 작품들이 함께 전시되었으며, 뛰어난 구상성이 돋보이는 시공간의 관계성을 탐구하고 있는 독특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작품들은 빛에 따라 화면 안에 구성된 요소들의 관계에 따라 달라 지거나 양감에 따라 다르게 반사되어 보이는 화면을 통하여 시공간적 세계에 대한 탐구의 흔적이 가득했다. 또한 정 작가의 시적이고 철학적인 은유와 해석을 통해 만들어진 진솔하고 선명한 작품들은 한지 인화 방식 등을 사용하여 질감과 빛의 변화를 보완하고, 표면의 물리적 특성들이 미묘하게 강조되며 ‘영화적 순간’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관계자는 “정 작가는 시간 시제의 경계에 존재하는 영역에서의 검은색을 작가만의 어휘로서 탐구함으로서 이미 주요 언론들과 해외와 국내 미술시장의 큰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며 “작가의 끈기와 인내심으로 이루어진 호소력 짙은 작품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꾸준한 관심과 격려를 받고 있으며 작가 자신이 만들어 낸 시적이고 철학적인 작품과 삶의 철학을 동일시하려는 본질로부터 그렇게 더 깊은 본질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작가는 서울 연세대학교 법학과, 미국 뉴욕의 스쿨 오브 비주얼 아츠 School of Visual Arts (SVA), 미국 시카고 예술대학교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SAIC)에서 페인팅, 사진, 필름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의 파인아트를 배우고, 뉴욕에서 작업을 하며 쌓은 경험 등을 토대로 학생들과 소통하는 방식의 강의를 하고 싶다는 앞으로의 후학 양성 계획 및 뉴욕과 한국에서 곧 있을 그룹전 및 아트 페어 일정과 유럽 미술 시장으로의 진출 계획을 내비치기도 했다.
법학도에서 영화감독, 현대 미술작가로 계속해 성장하며 자신만의 철학적이고 비주얼적인 어휘를 구축해 나가는 정재원 작가의 앞으로의 행보와 가능성에 주목된다. 회화의 본질에 깊이 있게 다가가며, ‘무엇을, 왜,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치열하게 탐구하며 진중하게 작업하는 작가의 자세를 응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