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 인동면에 사는 박수연(48세)⋅노경학(53세)씨 부부는 귀농한 지 10년이 되었다. 집 짓는 것부터 농사일까지 모든 일을 남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해왔다. 박수연씨는 3년 전부터 ‘귀농7년차’라는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귀농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 귀농 생활중 일어나는 다양한 일상을 영상에 담아 업로드한다. 현재는 구독자 5만여명의 유명한 ‘농튜버(농업을 주제로 유튜브 활동을 하는 사람)’가 되었다.
하지만 집 뒤편 밭과 마당의 사이 경사면 흙이 흘러내림을 막는 옹벽공사는 엄두를 내지 못해 계속 미루어 왔다. 이 옹벽공사를 하기 전 일반적인 보강토 블록으로 작은 옹벽을 쌓아 보았는데, 최소 50킬로그램 나가는 블록 한 장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부부의 힘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래서 40미터 정도 되는 옹벽공사는 미루어두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 알게된 ‘입체결합식옹벽블록’으로 집의 옹벽을 부부 힘만으로 설치할 수 있게 되었다.
박씨는 “남편이 포크레인으로 옹벽 기초 바닥고르기 작업할 때만 장비를 이용했고 나머지는 다 남편과 둘이서 손으로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씨는 또 “입체옹벽블록의 무게가 14킬로그램 정도로 가볍고 그냥 끼우는 방식으로 시공이 쉬워 수평맞추기가 중요한 기초 1단을 제외하고는 한나절 안 걸려 다 할 수 있었다”고 자랑했다.
박씨는 입체결합블록의 장점을 직접 체험하며 입체결합블록을 주변에 적극 추천하게 되었다. 박씨는 “입체결합블록은 일단 무게가 가볍고 시공이 쉽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시공할 때 옹벽을 잡아주는 그리드가 필요없어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블록이 별도의 몰타르 없이 서로 견고하게 결합되는 방식이라 시공후에도 무너질 염려가 없다는 것도 주요한 장점”이라고 말했다.
또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에 사는 엄일용(59세)씨는 자신의 전원주택에 높이 1.2미터, 길이 30여미터의 담장을 입체결합 블록으로 직접 시공했다.
엄씨는 인테리어업을 하기 때문에 집짓기와 담장쌓기 등에 대한 기초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집 마당 조경까지 완성해 놓았는데, 일반적인 옹벽블록으로 담장을 쌓으면 마당이 다 망가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찾은 것이 입체결합식 옹벽블록이다. 중장비가 없어도 마당 바깥쪽에서부터 사람 힘으로만 차곡차곡 블록을 쌓을 수 있어 마당을 그대로 두고도 무너짐 걱정없는 담장을 만들 수 있었다.
엄씨는 “재료비부터 시공비까지 종합적으로 계산하면 일반 옹벽블록 시공보다 절반 정도 밖에 안드는 것 같다”며 “물론 본인이 노동력을 제공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필요하나 관련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최근 새로운 개념의 입체결합식블록이 개발⋅보급되면서 옹벽이나 담장을 셀프 시공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입체결합식블록은 한 장의 무게가 14킬로그램(반장짜리는 7킬로그램) 되는 옹벽보강토 블록을 마치 레고블록처럼 서로 맞물리게 쌓을 수 있도록 개발한 제품이다.
한 장의 무게가 최하 50킬로그램 나가는 기존 옹벽보강토 보다 3분의 1도 안되고 중간 연결재 없이 전체가 하나의 덩어리가 되기에, 옹벽을 잡아주기 위해 주변 흙밑에 넓게 깔아주는 그리드도 필요없어 시공이 간편하다. 또한 물빠짐도 좋아 집중호우 때 토사 방출로 인한 무너짐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입체결합식 옹벽블록은 시공의 간편함과 다양한 연출 가능성으로 인해 전원주택이나 아파트1층 화단 조성용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대단위 아파트 1층에 사는 고미숙(55)씨는 집 앞 녹지공유공간을 정원으로 가꾸며 살고 있다. 지난 5월 초,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알게된 입체결합식 블록을 보고 정원 조경에 응용했다. 고씨는 “아파트 벽면의 밋밋함을 없애고, 정원 전체를 입체적으로 꾸미는데 딱 맞는 것 같았다”고 했다.
고씨는 “정원이 입체블록을 활용해 역동적인 모습으로 변화한 것에 대해 이웃들도 만족해 한다”며 “특히 전원주택이 있는 분들이 입체블록에 대해 관심을 갖고 많이 물어본다”고 했다.
입체결합식 옹벽블록은 사단법인 한국빗물협회 회장인 최경영 박사가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는 것이다.
최박사는 친환경적 도시개발 및 자연재해 극복과 관련된 분야에서 30여년간 다양한 기술을 연구‧개발해 왔다. 최박사는 “기후변화로 인해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점점 더 규모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집중호우로 하천의 제방이 무너져 범람으로 인한 피해는 기존의 옹벽쌓기 방식을 입체결합식 옹벽블록으로 바꾸면 상당부분 줄일 수 있어 관련 기술을 보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빗물협회의 ‘입체결합식 옹벽블록’ 사업주관사인 ㈜앤디솔루션의 김신 대표는 “협회의 기술을 함께 공유하고 생산 및 판매 등을 담당할 회원사들을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또 “전원주택이나 농가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어 판매업체에서도 수익성이 좋아 반기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