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를 쓰고 싶어도 쓸 곳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던 아시아나항공(020560)이 올 하반기 마일리지 전용기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성수기가 많아 마일리지 항공편을 구하기 어려운데, 2027년 통합대한항공(003490)이 출범하기 전에 마일리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6월까지 편성키로 한 마일리지 전용기를 하반기에도 추가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마일리지 전용기는 특정 항공편의 잔여석을 마일리지를 우선해 구매하도록 하는 항공편이다. 하반기 마일리지 전용 항공편의 노선과 일자는 확정되지 않았다.
오는 6월까지는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에 6회에 걸쳐 1870석을 판매한다. 마일리지 전용기로 공급되는 좌석 수가 전체 좌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LA가 약 0.8%, 뉴욕이 약 1.7%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평소 마일리지 좌석 비율에 전용기를 편성한 것이라 전용기의 좌석 수만큼 마일리지 좌석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일반 항공편의 마일리지 좌석 비율도 늘릴 방침이다. 마일리지석은 전체 좌석의 5% 이상을 유지하도록 하는 국토교통부의 권고에 맞춰 항공사들이 재량껏 운영하고 있다. 국내 대형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의 마일리지 좌석 비율은 공개된 적이 없지만, 성수기 10%·비수기 1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하반기 마일리지 좌석 확대 방침을 세운 이유는 하반기의 여행 수요가 상반기보다 높기 때문이다. 여행 성수기에는 마일리지 좌석을 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미국 LA 노선의 경우 여름 휴가철인 7~8월 잔여 출국 마일리지 좌석 수는 27일 기준 51석에 불과하다.
또 하반기에는 50% 추가 할증이 붙어 마일리지를 더 빨리 소진시킬 수 있다. LA 노선 마일리지 좌석은 편도 기준 3만5000마일이나, 성수기에는 5만2500마일리지를 지불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작년 말 소비가 폭증하면서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했던 마일리지몰도 정상화했다. 대한항공과 합병 발표 이후 한동안 품절 상태였던 호텔 숙박권·에버랜드 자유이용권은 물론 향수·골프용품·건강기능식품 등 대부분의 상품이 정상 판매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마일리지 소비에 대한 고객 불편을 반영해 상품을 대량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2월부터 네 차례에 걸친 제주 해피 마일리지 프로모션 등으로 약 3만8000석의 마일리지 좌석을 판매했다. 이런 영향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충당부채는 지난해 3분기말 9814억원에서 작년 말 9608억원으로 약 2% 줄었다. 올해는 더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이 마일리지 소비를 촉진하려는 것은 대한항공과의 마일리지 통합 전에 부담을 덜기 위한 목적이다. 대한항공은 6월까지 아시아나항공과의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대한항공의 마일리지가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보다 높은 가치로 평가돼 왔기 때문에 1대 1 통합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