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한화에어로)가 3조6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으나 최대주주인 ㈜한화(000880)는 유상증자 참여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한화가 한화에어로 보유 지분(33.95%)만큼 유상증자 물량을 받으려면 9778억원이 필요한데, 작년말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867억원에 불과하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는 이번 유상증자로 총 595만500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기존 구주주 배정 물량이 80%(476만400주), 우리사주조합 몫이 20%(119만100주)다. 최대주주인 ㈜한화가 지분율(33.95%)대로 청약하려면 161만6156주를 받아가야 한다. 예정 발행가액(60만5000원) 기준으로 9778억원이다.

그래픽=손민균

㈜한화는 한화그룹의 지주사 격으로 여러 계열사의 지분을 갖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은 제한적이다. ㈜한화의 최대주주는 김승연 회장(22.65%)이며, 한화에너지(22.16%), 김동관 부회장(4.91%), 김동원 한화생명(088350) 사장(2.14%), 김동선 한화갤러리아(452260) 부사장(2.14%) 등이 지분을 갖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김동원·김동선 3형제가 지분 100%를 가진 회사다.

㈜한화가 한화에어로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아도 지배구조는 큰 문제가 없다. 신주 발행 후 ㈜한화 지분율은 기존 33.95%에서 30.03%로 3.92%포인트(P) 줄어들지만, 우호 세력인 우리사주조합이 전량 참여하면 지분이 2.3%P 늘어난다. ㈜한화, 우리사주조합, 국민연금(7.43%), 소액주주(54.10%) 등이 받지 않은 물량은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시장에 풀릴 예정이다.

한화 관계자는 “유상증자 참여는 ㈜한화 이사회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며 아직 정확한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