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미국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각별히 관심을 둔 사업으로 일본과 대만이 관심을 전달한 상황이다. 미국 정부가 ‘잠재 고객’으로 여기는 우리나라에도 더욱 강하게 사업 참여를 요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3일 대만중앙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대만 국영 석유기업인 대만중유공사(CPC·台灣中油)는 지난 20일 타이베이에서 미국 알래스카 가스라인 개발공사(AGDC·Alaska Gasline Development Corporation)와 액화천연가스(LNG·Liquefied Natural Gas) 구매·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대만중유공사는 향후 개발될 알래스카 가스를 LNG 형태로 도입하고, 관련 개발 인프라 건설 과정에도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대만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합의는 마이크 던리비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와 AGDC 등 기업인들이 투자 유치차 대만을 방문한 가운데 이뤄졌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이미 알래스카 가스 개발 프로젝트에 관심을 공식 표명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월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방미 때 적극적인 참여 의향을 밝혔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일 정상 기자회견에서 이를 미국산 LNG 수출 확대를 위한 대대적 성과라며 홍보하기도 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북극권 동토인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지역 푸르도베이에서 난 천연가스를 새로 건설할 약 1300여㎞ 가스관을 거쳐 앵커리지 인근 부동항인 니키스키까지 날라 액화한 뒤 수요지로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별하게 관심을 두고 있는 사안이며 그간 사업 리스크가 커 진척되지 못했다. 이에 동아시아 핵심 국가·지역인 일본, 한국, 대만이 개발 과정에 걸쳐 참여하길 희망하고 있다. 일본, 한국은 세계 2∼3위 LNG 수입국으로 꼽힌다.
큰 사업 리스크 우려에도 일본, 대만이 알래스카 가스 사업에 관심을 표현한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와 관계 형성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경우 트럼프 정부 출범 이래 무역 압력을 받는 것은 물론 미국의 모호한 대만 방어 의지로 심각한 안보 우려에 시달려 왔다.
향후 우리나라를 향해 사업 참여 압력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주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가 오는 24∼25일 한국을 방문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통상·에너지 당국자들과 만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안 등을 협의한다.
던리비 주지사는 방한 기간 포스코인터내셔널과 SK이노베이션 E&S, GS에너지 등 기업과 개별 면담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간 기업들과 가스공사의 경우 사업성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