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국가별 상호 관세 발표일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오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관세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 투자 이력을 호소하고 있다. 세계 8위 대미(對美) 무역 흑자국인 한국은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23일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행정부 각료들의 ‘상호주의 관세’ 부과 엄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국가나 기업의 미국 경제 기여에 따른 예외 가능성도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 시각) “많은 사람이 나에게 예외를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고 있지만 한 명한테 해주면 모두에게 해줘야 한다”면서 관세 예외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만 미국 자동차 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여 멕시코, 캐나다에 대한 자동차 분야 관세를 유예한 사실도 언급하며 “유연성은 중요한 단어”라고 덧붙였다. 미국 경제 등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관세를 어느 정도 조정할 여지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여지를 노리고 미국 경제에 대한 기여를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지난 21일 미국 보잉, GE에어로스페이스와 체결한 ‘3사 협력 강화 업무협약’이 대표적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협약에 따라 보잉과 GE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총 327억달러(약 48조원) 규모의 항공기와 엔진을 구매하기로 했다.
이 자리엔 조원태 한진(002320)그룹 회장, 켈리 오트버그 보잉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 러셀 스톡스 GE에어로스페이스 CEO에 이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부 장관이 모두 참석했다.
이어 현대차(005380)그룹이 오는 26일 미국 조지아주에서 여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도 우리나라 기업의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알릴 계기가 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정의선 회장, 장재훈 부회장, 호세 무뇨스 사장 등 현대차그룹 경영진들이 총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백악관은 관세 등 통상정책에 따른 현지 투자의 대표적 예로 현대차그룹을 4차례나 거론했다. 백악관은 지난달 2일 “현대차 CEO는 미국에 대한 투자가 잠재적인 관세에 대한 최선의 해독제라며 조지아주에 새로 건설된 130억달러(약 19조원) 규모의 공장을 홍보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