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해외 지상방산, 조선해양, 해양방산 거점을 확보해 글로벌 방산·조선해양·우주항공 톱-티어(Top Tier)로 한 단계 더 도약한다는 목표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주 배정일은 4월 24일, 구주주 청약은 6월 3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실권주 일반 공모 청약 기간은 6월 9일~10일이다.

노르웨이로 수출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는 이날 유럽, 중동, 호주, 미국 등지에 전략적 해외 생산 거점을 확보해 2035년 연결기준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중 1조6000억원을 현지 공장 설립 등 생산시설 투자와 방산 협력을 위한 지분 투자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는 유럽과 중동 등에서 단순 무기 구매보다는 현지 생산 투자를 조건으로 한 협력 모델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회사는 또 유상증자로 확보하는 대금 중 9000억원을 국내 추진장약(MCS·Modular Charge System) 스마트 팩토리 시설 및 주요 방산 사업장 설비에 투자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는 지난 2019년부터 NATO 표준 155㎜ 포탄에 최적화된 모듈화 장약 개발에 돌입했고, 2023년 11월 NATO 소속 국가인 영국의 방산업체 BAE시스템즈에 수출하며 첫 성과를 냈다.

한화에어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해양방산·조선해양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해서도 8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미국과 호주 등지에 조선소를 보유한 오스탈에 대한 최근의 전략적 지분투자와 같이 추가적인 해외 조선 시설 및 지분 투자를 통해 이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무인기용 엔진 개발 시설에도 3000억원을 투자해 양산 역량을 확보할 예정이다. 항공엔진 및 엔진 부품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무인기용 엔진을 개발할 뿐 아니라 글로벌 무인기 업체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항공엔진 기술의 자립도를 높일 계획이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지속적인 이익 및 기업가치의 증대로 이어졌던 것처럼, 전략적인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방산·조선해양·우주항공 톱-티어로 한 단계 더 도약함으로써 다시 한번 기업가치의 퀀텀 점프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