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업계 1위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LG엔솔)이 보유 특허 수를 지난 5년 새 2배 가까이 늘리며 적극적인 특허 등록에 나서고 있다. LG엔솔은 등록된 특허에 대한 보호 강도를 높이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익화한다는 계획이다.
18일 LG엔솔이 발표한 2024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엔솔은 지난해 말 기준 총 3만8498건(국내 1만243건·해외 2만8255건)의 등록 특허를 보유했다. 같은 기간 국내 업계 2위인 삼성SDI(006400)(2만1846건·2024년 말 기준)와 비교해도 약 1.8배 많은 수치다.
LG엔솔이 국내외에서 등록한 특허는 ▲2020년 1만9774건 ▲2021년 2만3292건 ▲2022년 2만6641건 ▲2023년 3만653건 ▲2024년 3만8498건 등 매년 큰 폭으로 늘었다. 회사는 국내 1만3392건, 해외 1만7741건 등 총 3만1133건의 특허도 출원 중이라고 밝혔다.
LG엔솔이 방대한 양의 특허를 보유한 것은 지난 1992년 리튬이온배터리 연구를 처음 시작해 30년이 넘는 업력을 보유한 덕분이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배터리 제조에 상용화돼 널리 쓰이는 기초적인 1세대 기술부터 첨단 3세대 기술까지 배터리 소재, 공정, 팩,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광범위한 분야에 필요한 핵심 기술 대부분을 선점한 상태”라고 말했다.
LG엔솔은 배터리 음극 생산 과정의 효율을 높이는 더블 레이어 코팅(DLD·Double Layer Slot Die Coating) 기술과 탄소나노튜브(CNT) 선분산 기술 등 다양한 설계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양극 부문에서도 하이니켈(High-Ni), 미드니켈(Mid-Ni) NCM(니켈·코발트·망간) 등을 선도적으로 개발한 이력이 있다.
LG엔솔은 글로벌 라이선스 시장을 구축해 보유한 특허를 적극적으로 수익화하고 지식재산권을 보호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LG엔솔의 특허를 침해하는 경우가 잦아졌기 때문이다. LG엔솔은 “자사 보유 특허 중 경쟁사가 침해하거나 침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략 특허’ 수는 1000여개에 달하며, 이 중 실제 경쟁사가 침해한 것으로 확인된 것만 580건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LG엔솔은 침해된 특허를 중심으로 글로벌 특허풀(Patent Pool)을 통해 주요 특허를 단계적으로 등록하면서 라이선스 사업과 관리를 효율화한다는 구상이다. 특허풀이란 다수의 특허를 소유한 기업이 특허업무대행기관에 보유 특허권을 공동 출자해 위탁 관리를 맡기는 것을 뜻한다.
LG엔솔은 특허권에 대한 합리적인 로열티를 수취해 기술 개발 등에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4% 감소했지만, 연구개발비로 전년 대비 4.9% 늘어난 1조882억원을 투자했다. 김동명 LG엔솔 사장은 이달 초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서 “우리는 가장 많은 배터리 관련 IP(지식재산권)를 갖고 있다. 이런 강점을 활용해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만들어 보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