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일렉트릭(LS ELECTRIC(010120))이 지난해 인수한 변압기 제조사 KOC전기가 주관사를 선정하고 기업공개(IPO) 준비에 돌입했다. 증권가에서는 LS(006260)그룹 계열사의 중복 상장(모회사와 자회사가 모두 상장하는 것) 우려가 제기되지만, LS일렉트릭과 KOC전기가 미국 전력기기 시장 공략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17일 전력기기업계에 따르면 KOC전기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NH투자증권(005940)과 신한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KOC전기는 코스닥시장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 상황에 따라 내후년 상장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지난해 4월 KOC전기 지분 51%를 592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KOC전기의 나머지 지분 49%는 LB프라이빗에쿼티(PE)가 갖고 있다.
KOC전기는 초고압 변압기를 비롯해 특수 전력기기인 선박용 변압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LS일렉트릭에 인수된 후 KOC전기는 지난해 12월 울산 초고압 변압기 공장을 증설해 연간 생산능력을 1000억원 규모로 3배 이상 늘렸다. 초고압 변압기 생산 품목도 154킬로볼트(kV·kilovolt)급에서 230kV급으로 확대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KOC전기는 IPO 공모로 조달한 자금을 생산능력 확충, 설비 효율화, 포트폴리오 확대 등에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LS일렉트릭은 현재 부산 공장에 초고압 변압기 생산동 1개를 새로 짓고 있다. 신축과 증설에 1008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오는 9월 완공되면 내년 LS일렉트릭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은 KOC전기를 합쳐 5000억원 규모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은 지난 5일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에서 초고압 변압기 시장 확대와 관련해 “KOC의 역량을 강화시키고 생산을 확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LS일렉트릭은 미국 빅테크(대형 IT 기업) 기업의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전력과 전력기기 수요가 늘면서 미국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 LS일렉트릭이 생산하는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등은 송전망 구축에 필수다.
LS일렉트릭은 2022년 미국 유타주의 배전반(전기 배분 장치) 회사인 MCM엔지니어링II의 지분 100%를 인수해 최근 증설을 완료했다. 텍사스주에는 삼성전자 공장을 개조해 배전반과 차단기를 생산하는 시설을 신설 중이다.
LS일렉트릭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세운 AI 개발사 xAI의 데이터센터에 배전반과 차단기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과의 전력 분야 협력이 이제 시작 단계라 LS일렉트릭의 존재감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 기업의 미국 생산기지 확대도 LS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업체의 미국 매출 비중이 커지는 이유다.
전력기기업계에선 LS일렉트릭이 KOC전기와 미국 시장 공략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 관계자는 “KOC전기가 상장 조달 자금으로 생산능력과 라인업을 늘리면 LS일렉트릭의 영업망을 활용해 국내 시장 위주인 매출 구조를 해외로 다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