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제강지주(003030)의 영국 해상풍력 구조물 자회사 세아윈드(SeAH Wind)의 현지 공장이 내달 상업 가동을 시작하며 연간 수천억원 규모의 매출 성장에 이바지할 전망이다. 세아윈드 공장 건설에는 지금까지 9억파운드(약 1조6000억원)가 투입됐는데, 공장 투자비를 넘는 일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며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북동부 티스사이드(Teesside) 지역에 있는 세아윈드 공장은 다음 달 상업 생산 개시를 앞두고 최종 설비 설치 및 시험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연간 최대 40만톤(t)의 모노파일(monopile)을 생산한다. 모노파일은 대형 후판(두꺼운 철판)을 용접해 만든 원통형 구조물로, 해수면 아래 지반에 설치해 해상풍력발전기를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총 1조6000억원이 투자된 세아윈드 공장은 그룹 내 여러 계열사의 지원이 모여 만들어졌다. 세아제강지주는 지난 2021년 영국에 세아윈드를 설립한 뒤 초기 4000억원 규모의 현지 공장 투자를 시작했다. 이후 세아제강지주를 비롯해 그룹 내 강관 자회사 세아제강(306200), 미국 법인 세아스틸아메리카, 국내 투자법인 세아스틸인터내셔날 등이 세아윈드가 추진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보탰다.
세아윈드는 영국 내 유일한 해상풍력 모노파일 공급업체로,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영국의 국왕 찰스 3세는 지난 13일(현지시각) 세아윈드를 찾아 공장의 생산 설비를 시찰하기도 했다.
세아윈드는 이미 투자 비용을 웃도는 일감을 확보했다. 회사는 설립 초기인 지난 2021년 덴마크 국영 에너지기업인 오스테드(Ørsted)가 영국에서 추진하는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사업인 혼시(Hornsea) 프로젝트 3구역에 3억6400만파운드(약 6600억원) 규모의 모노파일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공장 건설이 진행되던 지난 2023년 말에는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 ‘노퍽 뱅가드’에 9억파운드(약 1조6000억원) 규모의 모노파일을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다. 두 사업의 금액 규모를 합하면 2조원을 넘어선다.
세아윈드는 한국에서 자켓(jacket), 핀파일(pinpile) 등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용 강관을 생산하는 세아제강(306200)과 지속적으로 정보를 교류하며 공동 마케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세아윈드는 올해 추가 수주를 통해 2030년까지의 생산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세아윈드는 이미 3년 치 일감이 쌓인 상태로 매년 안정적으로 수천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세아제강과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도록 연구개발(R&D)과 제조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유럽을 중심으로 아시아, 북미로 확장하는 글로벌 전략을 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