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금속 기업 영풍(000670)을 이끄는 장형진 고문이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 일가가 최대주주인 영풍정밀(036560) 이사직에서 40여년 만에 물러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장 고문의 임기는 다음 달 23일 만료된다. 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최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의 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이라 장 고문의 이사 재선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영풍정밀은 3월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정할 이사회를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사이에 열 예정이다. 최 회장 측 이사로 구성된 이사회가 장 고문 재선임안을 의안으로 올릴지 주목된다.

장형진 영풍 고문이 작년 10월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캡처

재계에선 장 고문의 영풍정밀 이사회 잔류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풍정밀과 장 고문 측은 법적 공방에 얽혀 있어 영풍정밀이 장 고문을 계속 이사회에 포함시키기 껄끄러운 상황이다. 영풍정밀은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선 지난해 9월 주주 자격으로 장 고문 등을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해 12월엔 장 고문과 영풍 등기이사 5명을 상대로 주주 대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영풍정밀은 영풍이 MBK의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협력하며 각종 배임적 행위로 회사에 최소 9300억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영풍정밀은 영풍 지분 3.59%를 보유하고 있다.

최윤범(오른쪽 두 번째) 고려아연 회장이 1월 31일 울산 온산제련소를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고려아연 제공

영풍정밀 이사회가 장 고문의 이사 선임 건을 주총 안건으로 올리지 않을 경우, 장 고문 측이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 선임을 요구할 수 있다. 현재 장 고문 측의 영풍정밀 지분은 17% 수준이다. 주주제안이 받아들여져 주총에서 표결을 하더라도 최 회장 일가의 영풍정밀 지분이 70%가 넘어 부결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영풍정밀 이사회가 잡음을 피하기 위해 장 고문을 이사 후보로 상정하고 주총에서 부결시킬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