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020560) 화물사업부를 인수하면서 대한항공(003490)에 이어 국내 2위 화물 사업자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오는 7월 ‘통합 에어인천’ 출범을 목표로 새로운 사명, 항공기 도색 등을 구상하고 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에서 에어인천으로 이동을 앞둔 일부 직원들의 반발이 상당하다. 이들은 대한항공과 비교해 임금, 복지, 고용안정 측면에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을 것으로 우려한다.

15일 항공업계에 에어인천은 오는 16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에어인천은 기존 화물기 4대에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11대를 더해 총 15대를 보유하게 돼 대한항공(23대) 다음으로 화물기가 많은 항공사가 된다.

에어인천 항공기/ 에어인천 제공

이번 매각은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업부를 물적분할하고, 에어인천이 흡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에어인천은 이른 시일 내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 합병 승인을 거칠 예정이다. 에어인천이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에 거래대금 4700억원을 최종 지급하면 거래가 종결된다.

에어인천은 7월 1일 ‘통합 에어인천’ 출범을 목표로 사업 확장에 대비하고 있다. 늘어나는 인력에 맞춰 서울 강서구에 있는 마곡원그로브 빌딩에 새 거처를 마련하기로 했다. 기존 인력 200여 명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력 800여 명이 더해져 약 1000명이 일할 곳이다. 현재 에어인천은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 공항사무소를, 서울 강서구 려산빌딩에 서울사무소를 두고 있다.

해외 활로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최근 에어인천은 미국 교통부에 화물 정기노선 운항을 위한 인허가를 신청했다. 에어인천은 그간 미주 노선이 없었다. 인수 계약이 종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아시아나항공 화물 항공기를 임차해 써보기로 했다. 에어인천은 아시아나항공과 임대차 계약을 맺고 B747-400F 1대를 빌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에어인천으로 옮기게 될 아시아나항공 소속 직원들의 불만이 큰 점은 난제다. 매각 조건에 따라 조종사, 정비, 화물 영업 등 화물사업부 소속 직원들은 에어인천으로 옮기게 된다. 여기에 일반 지원 부서 근무자들도 일부 포함된다. 이들은 임금, 고용안정, 복지 등에서 대한항공과 에어인천 간 차이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흡수되면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처우는 대한항공 수준으로 개선될 수 있다. 항공사 복지 중에는 항공편 할인 혜택이 있는데, 에어인천은 여객기가 없어 관련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 에어인천 최대주주가 사모펀드(PEF) 운용사여서 언젠가 재매각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소다.

에어인천이 직원들의 사기를 고려해 처우를 개선할 가능성도 있다. 김관식 에어인천 대표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업력이 긴 대형 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여서 당장 에어인천과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번 합병으로 이익을 더 많이 내고, 기업가치를 키워 우리 사회에 기여하고, 직원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경영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