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분기 및 연간 기업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상당수 기업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차(005380)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3조1626억원이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약 9.0%, 전분기대비로는 약 11.7% 감소한 수치다.

9일 오전 서울 도심 전경. /연합뉴스

앞서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조원 안팎이었지만, 최근 3조원대 초반으로 눈높이가 낮아진 상황이다.

기아(000270)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765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약 12.2% 증가한 수준이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약 4.0% 감소했다. 기아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기존 3조원대에서 줄어들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속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로 실적을 방어해온 배터리업계는 줄줄이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255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및 전분기대비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IRA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금액 3773억원을 제외하면 적자 규모는 6028억원으로 늘어난다.

삼성SDI(006400) 4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는 1374억원으로 적자 전환이 유력하다. 직전 분기 240억원 흑자를 낸 SK온은 2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1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불황이 길어지는 석유화학업계에서도 LG화학(051910)롯데케미칼(011170)이 나란히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는 LG화학이 1500억원, 롯데케미칼은 1969억원이다.

앞서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는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전분기대비 약 30% 감소한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 7조7000억원은 약 15% 하회했다.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3.3% 감소한 146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연결 자회사 LG이노텍을 제외하면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4분기 상장사 영업이익 1위는 SK하이닉스(000660)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분기보다 약 14.2% 증가한 8조296억원이다. 다만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10~11월에는 8조5000억원까지 제기됐지만, 소폭 하향 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