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011200)이 자동차운반선을 현대글로비스(086280)에 대선(선박 임대) 하는 새로운 사업에 나선다. HMM이 자동차 운반선을 발주하는 것은 과거 현대상선 시절인 2002년에 자동차 운송사업을 매각하고 21년 만이다.
2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최근 중국 광저우조선(GSI)과 8600CEU(자동차 운송 단위)급 자동차운반선 3척을 새로 건조하는 계약을 맺었다. HMM은 2025년부터 2026년까지 3척을 차례대로 인수하는 대로 현대글로비스에 대선할 예정이다.
HMM은 지난 17일 2025년부터 2041년까지 선박을 빌려주는 장기 대선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은 총 7956억원 규모이고, 계약 상대의 선택에 따라 6개월 이내에 대선 계약에서 장기 화물운송계약으로 바뀔 수 있다고 했다. 다만 HMM 관계자는 “비일 유지 조항에 따라 계약 상대를 비롯한 관련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했다.
HMM이 컨테이너선 사업 의존도가 큰 상황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해운업계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HMM은 지난해 기준 매출의 93.1%가 컨테이너선 사업에서 나왔는데,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컨테이너 운임 지수(SCFI)는 지난 17일 기준 909.72로 전년 동기보다 80%가량 떨어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이 선주사 역할을 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배 HMM 사장이 계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김 사장은 2009년부터 9년 동안 현대글로비스 대표를 지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자동차운반선 사업을 하는 곳은 현대글로비스와 유코카캐리어스 정도”라며 “완성차 물량을 확보해야 하므로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사장이 현대글로비스와 인연이 깊어 이번 계약에서도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