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급등에도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가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다른 철강사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금리 인상과 함께 경기가 둔화하면 철강재 수요가 기대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1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2조3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으로,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전망치 1조6954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이 올랐지만, 철강재 가격을 인상하며 수익성을 지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제철 제공

포스코홀딩스가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현대제철(004020)동국제강(460860) 역시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현대제철이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6조5907억원, 영업이익 5948억원을 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33.8%, 영업이익은 95.7% 많은 수준이다. 동국제강 역시 매출 2조367억원, 영업이익 15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45.9%, 39.8% 증가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금리가 오르는 점이 앞으로 실적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모두 이자 부담 자체가 크지는 않다. 지난해 기준 변동금리 조건 차입금을 고려했을 때 이자율이 1% 상승하면 포스코홀딩스는 643억원의 세전 손실이 발생한다. 현대제철은 138억원, 동국제강은 98억원이다. 연간 영업이익 규모와 비교해 1% 안팎 수준이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영세한 철강 유통업체들이다.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철강재 재고를 빨리 처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시장에 풀리는 철강재 물량이 늘면 철강재 가격 오름세가 계속 이어지기 힘들다. 철강사에서 유통업체를 거쳐 최종 고객에게 철강재를 판매하는 비중은 강판류 20%, 봉형강·강관류 50% 수준이다.

금리 인상과 함께 수요산업의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특히 올해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요 산업의 투자가 줄고 철강재 수급 균형까지 깨지면 철강사 매출은 줄고 비용 부담은 늘어난다. 철강사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건설 사업 활성화를 공약했고, 조선업도 건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철강재 수요가 뒷걸음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은 염두에 두고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철강협회(WSA)도 우리나라의 올해 철강 수요 증가율 전망치를 낮췄다. 세계철강협회는 지난해 10월 우리나라의 철강 수요가 2021년보다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달 발표한 단기전망에서 1.2%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세계철강협회는 “한국의 철강 수요는 코로나19로 인해 경미한 피해를 입었을 뿐 견조한 수출 실적과 기업 투자에 힘입어 2020년부터 2021년까지 회복세를 보였다”면서도 “올해 철강 수요는 자동차 부문의 성장이 제한적인 탓에 완만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