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아티스트 팬덤을 주 대상으로 하던 팬 커뮤니티 플랫폼이 스포츠 스타 등 다양한 팬덤을 겨냥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16일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의 계열사 디어유는 이달 말 스포츠 스타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버블 포 스포츠’를 신규 출시할 계획이다. 이 앱에 합류하는 선수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여자 배구의 인기를 주도했던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 선수다. 여기에 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 레이스 소속 최지만 선수도 참여할 예정이다.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인 팬 커뮤니티 플랫폼 디어유가 서비스하는 디어유 버블(DearU bubble). 스타가 작성하는 메시지를 다수의 팬들이 1대 1 채팅 형식으로 받고 답장할 수 있다. /디어유 홈페이지 캡처

디어유는 스타가 작성하는 메시지를 다수의 팬들이 1대 1 채팅 형식으로 받고 답장할 수 있는 플랫폼 ‘디어유 버블(DearU bubble)’을 2020년부터 운용하고 있다. 구독자는 자신이 응원하는 스타가 보낸 문자·음성메시지·사진·동영상 등을 개인적으로 받은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디어유는 그동안 K팝 아티스트만을 대상으로 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디어유 버블에는 SM엔터를 비롯해 JYP엔터테인먼트(JYP Ent.(035900)), FNC엔터테인먼트(에프엔씨엔터(173940)) 등 국내 35개의 엔터사의 249명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하고 있다.

팬 커뮤니티 플랫폼들은 아이돌 가수 외에 스포츠 선수, 배우, 크리에이터 등 팬덤 문화가 존재하는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팬더스트리(Fan+Industry·팬덤을 기반으로 한 산업) 시장이 커지면서 IP(지식재산권) 활용도가 높은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Non-Fungible Token)과의 연계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시장도 이들 플랫폼의 성장 가능성에 호응하는 모습이다. SM엔터의 자회사인 디어유는 지난해 11월 10일 코스닥에 상장할 당시 기준가 대비 27.88% 상승 마감하면서 시가총액이 1조3401억원을 기록해 1조 클럽에 가입했다. 디어유 시총은 SM엔터, JYP엔터, 하이브(352820)와 함께 4대 기획사로 꼽히는 YG엔터테인먼트(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를 뛰어넘은 상태다.

일러스트=정다운

국내 주요 팬 커뮤니티 플랫폼에는 디어유 외에도 하이브가 출시한 ‘위버스(Weverse)’와 엔씨소프트(036570)가 운영하는 ‘유니버스(Universe)’가 있다. 위버스는 해외 가수들도 확보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2020년 11월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그레이시 에이브럼스’를 시작으로 영국 밴드 ‘뉴 호프 클럽’, 미국 싱어송라이터 ‘알렉산더 23, ‘제레미 주커’ 등 7명의 해외 아티스트들을 영입했다. 위버스를 운영하는 하이브는 앞서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 유명 팝스타가 소속된 미국 이타카홀딩스를 인수한 바 있다.

대형 게임 개발사인 엔씨소프트가 만든 유니버스는 지난해 1월 출시된 이후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약 440만명에 달한다. 현재 233개 국가에 서비스되고 있으며, 누적 다운로드 수는 최근 2000만건을 돌파했다. 경쟁 플랫폼들과 달리 자체 아티스트가 없는 유니버스는 중소 기획사 소속 몬스타엑스, 강다니엘, 오마이걸 등을 영입하고, 독점 콘텐츠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게임업계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분야의 스타 합류를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스타를 비롯해 e스포츠,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은 K팝 아티스트 못지않게 규모가 큰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웬만한 국내 주요 K팝 아티스트들은 이미 플랫폼에 소속된 경우가 많아 새로운 시장을 찾아 사업을 확장하려는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