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과 방산업계가 최근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을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10일 군 당국과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육군은 오는 2030년대까지 장병 훈련 체계에 메타버스를 비롯한 4차 산업혁명 기술 등을 적용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병사들의 실기동훈련, 제대별 지휘관 및 작전참모들의 지휘 연습 등을 가상현실(VR) 속에서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훈련 결과를 포함한 다양한 데이터를 자세하게 분석해 최적의 전술을 도출할 수 있게 된다.
해군과 공군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해군본부 인재획득과는 지난달 가상공간에서 장교·부사관 모집 설명회를 개최했다. 100여명의 지원자들과 인재획득과 장교들은 아바타 형태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공군은 공군교육사령부를 중심으로 메타버스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교육콘텐츠 39건을 개발하고 있다. 공군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흥미도를 높여 전투력 향상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방산업계 역시 메타머스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은 메타버스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훈련체계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시뮬레이터 연동 훈련 콘텐츠에서는 다수의 인원이 FA-50 편대비행, 교전 등 모의 비행조종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VR 고글과 장갑을 착용하고 가상공간에서 KF-21, 무인기, 소형무장헬기(LAH) 등의 조종·정비 교육훈련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가상공간 훈련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합동 훈련과 개인 학습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3D로 구현된 고해상도 이미지와 훈련 커리큘럼을 통해 실제 훈련받는 것과 같은 높은 몰입도를 제공한다. 최근 방위산업으로 손을 뻗고 있는 한글과컴퓨터(030520) 역시 메타버스 전문 기업인 한컴프론티스를 통해 육군 가상훈련 시뮬레이션, 공군 전투기 비행 시뮬레이션, 장갑차 정비 시뮬레이터 등을 개발하고 있다.
LIG넥스원(079550)은 메타버스 기술을 적용한 ‘함정 원격정비지원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먼저 원격지원센터에서 해상에 있는 함정의 현황을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만약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지원센터 전문가가 증강현실(AR) 장비를 착용한 현장 정비요원의 시선을 실시간으로 공유받아 상황 조치를 지원하게 된다. 기존에는 해상 현장에서 고장 및 정비 이슈가 발생할 경우, 실시간 대처에 한계가 있었다.
메타버스 체계를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기업도 있다. 한화시스템(272210)은 최근 메타버스를 활용해 올해 하반기 신입·경력 개발자를 채용했다.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타운(Gather Town)에서 ICT부문 지원자들의 1차 팀장 면접과 2차 사업부장·임원 면접을 진행한 것이다. ICT 부문과 함께 방산 부문도 신입사원 사내교육훈련(OJT) 프로그램을 메타버스로 진행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훈련 체계는 사람이 다치거나 실수로 제품이 고장 날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시·공간 제약 없이 할 수 있다”면서 “향후 주류가 될 MZ세대가 쉽게 활용할 수 있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후에도 개발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