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에 초기 자금을 댄 투자자문회사 킨앤파트너스에 400억원을 빌려준 익명의 투자자 ‘개인3′은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으로 확인됐다. 최 이사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여동생이다.

재계 관계자는 24일 “최 이사장이 킨앤파트너스에 연 10% 이자로 400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안다”며 “킨앤파트너스가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면서 이자를 받지 못했고 원금도 손실이 발생했다”고 했다.

2013년 설립된 킨앤파트너스는 SK행복나눔재단에서 일했던 박모씨가 100% 지분을 갖고 있던 회사다. 최 이사장은 이런 인연으로 킨앤파트너스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조선DB

화천대유는 2015∼2017년에 킨앤파트너스로부터 457억원을 빌려 초기 사업자금으로 사용했다. 킨앤파트너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400억원을 ‘개인3′이라는 익명의 투자자로부터 차입한 것으로 돼있다. 화천대유의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의 특정금전신탁에 대해 설정한 질권을 차입처인 개인3에게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고 기재했다. 킨앤파트너스가 천화동인 4호에 돈을 빌려주고 담보로 잡은 특정금전신탁을 담보로 개인3에게 400억원을 빌렸다는 의미다.

정치권에서는 개인3에 대한 여러 해석이 나왔다. 400억원을 동원할 수 있는 개인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는 개인3이 화천대유 실소유주고, 대장동 개발 사업에 깊숙이 관여한 인사라는 추측까지 나왔다. 한때 개인3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 이번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의 핵심이라는 관측까지 있었다. 그러나 개인3이 최 이사장으로 밝혀지면서 이런 정치권의 추측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천화동인 4호는 화천대유 소유주인 김만배씨와 친분이 있는 남모 변호사가 이사로 근무하면서 화천대유와 함께 대장동 개발 특수목적법인 ‘성남의뜰’에 8700여만원을 투자해 1000억원이 넘는 배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박모씨는 킨앤파트너스를 떠난 상태고, 최 이사장의 지인들이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행복나눔재단 출신 인사들이 킨앤파트너스 사내이사로 등재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