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8월부터 수출 증치세 환급을 취소하는 철강재 품목을 늘리고 감산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저가의 중국산 제품이 줄어드는 만큼 국내 철강업계는 하반기에도 실적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달부터 냉간압연강판, 용융아연도금강판, 아연알루미늄합금도금강판, 석도강판 등의 수출 증치세를 폐지했다. 지난 5월 중국이 처음 수출 증치세를 취소할 때 포함되지 않았던 제품들이다. 중국 철강업체들은 그동안 이들 제품을 수출하면 13%의 증치세(부가가치세)를 돌려받아 수출시장에서 저가 경쟁을 벌일 수 있었다.

중국 랴오닝(遼寧)성의 안강제철 공장에서 직원들이 제철소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번 조치로 중국산 제품 수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져 포스코(POSCO)와 현대제철(004020) 등 냉연도금재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수혜를 볼 전망이다. 실적 강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 2분기에 각각 2조2010억원, 545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냉연도금재를 활용해 컬러강판을 생산하는 동국제강(460860), KG동부제철, 포스코강판 역시 수급 상황이 빡빡한 만큼 이번 조치에 따라 추가 가격 인상에 나설 여지가 생겼다.

철강업계는 특히 수출 증치세 취소 항목이 확대되면서 ‘수출세 부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열연 등에 수출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소문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수출 규제 정책 기조를 다시 확인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르면 9월에 중국 정부가 열연제품에 10%가량의 수출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이는 중국산 제품 가격이 더 오른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감산 정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중국철강협회는 지난달 29일 “하반기에 감산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철강업체들의 상반기 조강(쇳물) 생산량이 5억6330만톤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1.8% 많았던 만큼, 하반기에 6000만톤가량 생산량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 내 최대 철강 생산지인 허베이성(河北)성뿐만 아니라 산둥(山东)성, 장쑤(江苏)성 등도 지난달부터 감산 조치를 내리고 있다.

최근 철광석 가격이 급락했는데, 이는 시장이 중국 정부의 감산·수출규제 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青島)항 현물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30일 기준 톤당 181.5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9월 철광석 선물 가격도 일주일새 5% 이상 내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업체 입장에서는 중국산 저가 제품이 줄어드는 만큼 가격 측면에서는 호재”라며 “다만 대부분의 제품 수급 상황이 빡빡한 상황에서 차질없이 생산을 이어가는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