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유럽연합(EU·European Union)이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중국 전기차 업체의 유럽 내 판매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 영향으로 가격이 크게 올라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산 전기차가 주춤하면서 한국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독일 시장조사 전문업체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자동차(SAIC·Shanghai Automotive Industry Corporation) 그룹이 소유한 MG의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Sport Utility Vehicle) MG4는 지난해 유럽(영국 포함)에서 총 5만1775대 판매됐다. 이는 2023년보다 28% 감소한 수치다.

중국 상하이자동차 산하 MG의 소형 전기 SUV MG4. /MG 홈페이지 캡쳐

MG4의 판매량 감소에는 EU의 추가 관세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SAIC는 EU로부터 총 45.3%의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관세가 발효되기 전 약 3만1000유로(약 4663만원)였던 MG4의 가격은 현재 3만4990유로(약 5264만원)부터 시작한다. 중국에서 저렴하게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했던 차량이지만, 관세가 적용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다. 3만3330유로(5031만원)부터 시작하는 동급 차종 폭스바겐의 ID.3는 지난해 5만4531대가 판매됐다.

지리 자동차 그룹의 링크앤코(Lynk & Co)도 판매가 급감했다. 링크앤코의 소형 SUV 01의 유럽·영국 판매량은 지난해 5961대에 그쳤는데, 2023년 2만2072대에서 73% 감소한 수치다. 링크앤코는 지리 그룹과 스웨덴 볼보자동차가 합작해 만든 고급 브랜드로 기존 10% 관세에 18.8%가 추가됐다.

중국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전기차 아토3./조선DB

중국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BYD(비야디)는 지난해 유럽에서 전년보다 216% 늘어난 5만265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가격을 대폭 낮췄기 때문으로 보인다. BYD의 전기차 아토3는 시작 가격이 2023년 4만유로(약 6019만원)였는데, 현재 3만7990유로로 오히려 더 내렸다. BYD 전기차에는 기존 10%에 17%의 추가 관세가 적용된다.

자동차 업계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로 한국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본다. 한국산 전기차는 한국·EU의 자유무역협정(FTA·Free Trade Agreement)에 따라 무관세가 적용된다. 기아(000270)의 소형 전기 SUV인 EV3의 시작 가격은 3만5990유로로 BYD의 아토3보다 저렴하다.

기아의 소형 전기 SUV EV3./기아 제공

현대차(005380)와 기아의 지난해 유럽 시장 판매량은 각각 52만8586대, 52만6775대로 전체 10·11위를 차지했다. 합산 판매량(105만5361대)은 폭스바겐(135만49966대)에 이은 2위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 국내에서 유럽으로 선적된 물량은 올해 초부터 판매가 되기 시작했다. 단기적으로는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된 관세의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