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중국의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가 가격을 확 낮춘 전기차를 내놓는다.
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3만달러(약 4300만원) 이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지난달 초 기업설명회(IR)에서 이런 일정을 공개했다. 모델Q로 알려진 이 차는 소형 해치백(뒷좌석과 트렁크가 합쳐진 형태의 차량)으로, 미국 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지 않아도 실구매가가 3만달러 이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인 모델3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유럽 시장에서 중국 업체를 견제하기 위해 모델Q를 내놓는 것이라고 본다. 해치백은 미국이나 한국보다 도로가 좁은 유럽에서 선호하는 차종이고,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점유율이 높기 때문이다.
BYD는 새로운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Sport Utility Vehicle) 아토2를 유럽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소형 해치백 돌핀과 준중형 전기 SUV 아토3가 출시된 상황에서 두 차종의 중간 크기인 차량을 새로 출시하는 것이다. 아토2는 길이 4.3m, 폭 1.8m, 휠베이스(앞·뒷바퀴 축간거리) 2.6m로 돌핀과 아토3보다 크기가 작다. BYD 관계자는 “돌핀과 아토3 사이에 위치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토2의 가격은 돌핀(3만2000 달러)과 아토3(4만5000 달러)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형 전기 SUV의 선호도가 높은 유럽 시장에서 새로운 크기의 아토2를 출시해 점유율을 높이려는 계획으로 보인다. 전기차 데이터 제공업체 CNEV포스트에 따르면 BYD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총 427만대를 판매했다. 올해는 500만대를 판매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두 업체는 지난 2년간 전기차 가격 전쟁을 주도해 왔다. 테슬라는 2023년 1월 미국, 유럽, 한국 등에서 차량 가격을 최대 19% 내리면서 포문을 열었다. 1년 뒤인 작년 초에는 BYD가 유럽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차량 가격을 최대 15% 기습적으로 인하했다. 이후 현대차(005380)를 포함한 다수 전기차 업체가 가격 인하 경쟁에 동참했다.
전기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가격을 공격적으로 낮추던 업체들이 더 이상의 인하는 어렵다고 느끼고 저가의 대중적인 모델을 쏟아내고 있다”며 “모델Q와 아토2 모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되는데, 배터리 공급망이 일정 수준 확보됐기 때문에 저가 모델 투입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차량이 정식으로 출시되면 유럽에서는 기아(000270) EV3와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