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4 LA 오토쇼에서 현대차(005380)가 새로 공개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9을 시승했다.

아이오닉9은 앞·뒤에서 차량을 마주할 때와 옆에서 바라볼 때 느낌이 다르다. 정면에선 픽셀 모양의 주간주행등(DRL)과 유선형 차체가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측면에서 보면 차량 후면으로 갈수록 완만해지는 형태의 디자인 때문에 날렵해 보인다. 현대차는 보트에서 형상화한 이 디자인을 ‘에어로스테틱’이라고 표현했다. 낮아지던 천장 라인은 차량의 끝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는데, 대형 해치백의 느낌이 있다. 비상 깜빡이를 나타내는 후미등이 세로로 돼 있어 차량이 더 높아 보인다.

아이오닉9./김지환 기자

아이오닉9의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간거리)는 3130㎜로 운전석과 2열 좌석이 모두 넉넉하다. 운전자의 전유물이었던 콘솔박스(정리함)를 2열에서도 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콘솔박스가 뒤로 190㎜ 움직이고, 2열용 손잡이가 별도로 있다. 전동 시트에다 180도 회전이 가능해 3열과 마주보며 이동할 수 있다.

현대차는 기존의 패밀리카(온 가족이 함께 타는 차)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도 대형 SUV를 타면서 넓은 공간을 개성 있게 쓰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이오닉9의 콘솔박스인 유니버셜 아일랜드 2.0. 2열 좌석에서도 열 수 있다. /김지환 기자.
아이오닉9의 콘솔박스인 유니버셜 아일랜드 2.0. 2열 좌석에서도 열 수 있다. /김지환 기자

성인 남성이 3열에 앉으면 무릎이 2열 시트에 살짝 닿았다. 시승한 차량은 3열도 전동 시트이고 머리 공간이 여유로워 1·2열 시트를 조금씩 당긴다면 장거리 탑승도 가능할 것 같았다. 3열을 모두 접으면 수하물 용량은 908리터(L)다.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 4개가 각각 들어가는 크기다. 3열을 접지 않아도 트렁크에 별도 공간이 있어 소화기나 간단한 장비를 보관할 수 있다.

아이오닉9의 대시보드와 운전석, 조수석 모습. /김지환 기자
아이오닉9의 외관. /김지환 기자

아이오닉9은 정식 출시된 차가 아니라 짧은 구간만 달렸지만, 가속 성능은 부드러웠다. 정차 상태에서 출발할 때 멀미를 유발하는 울컥거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감속과 U턴도 부드러웠다.

아이오닉9의 주행 모습. /김지환 기자

아이오닉9은 대형 차급임에도 110.3㎾h 배터리가 탑재돼 있어 완충 시 최대 주행거리가 532㎞(19인치 휠·2WD)에 달한다. 350㎾급 충전기로 24분 만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 가능하다. 배터리 온도 제어로 충전 속도를 조절하는 배터리 컨디셔닝 시스템 등 최신 기능을 장착했다.

아이오닉9의 트렁크와 후면 모습. /김지환 기자
아이오닉의 2열 모습과 2열 좌석의 무릎 공간. /김지환 기자

아이오닉9의 국내 출시 시점은 내년 2분기로, 아직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