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미국차의 존재감이 옅어지고 있다. 신차 출시 등 상황 반전을 위해 노력하지만, 시장 흐름을 적절히 타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미국차의 올해 6월 누적 판매량은 2만3231대로, 전년 동기 1만6621대보다 39.7% 증가했다. 그러나 테슬라를 제외하면 수입 물량은 5851대로, 전년 동기 8334대보다 29.8% 감소했다. 최근 5년 새 최저다.
업계는 미국차 브랜드가 시장 변화를 읽지 못했다고 분석한다. 여전히 내연기관이 중심이고 최근 인기를 끄는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이 빈약하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로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다. 일본 렉서스가 상반기에 6324대의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하는 동안 미국 6개 브랜드는 142대만 팔렸다. 일부 브랜드는 올해 초부터 철수설에 시달리고 있다.
고무줄 가격으로 소비자 신뢰를 잃은 것도 치명적이다. 미국차들은 코로나19로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부족(쇼티지)이 발생하자 원가 상승을 이유로 여러 번 가격을 조정했다. 공급망 문제로 비용이 오른 걸 소비자에 전가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 후 출고를 기다리는 소비자에게도 가격 상승분을 적용해 말이 많았다”며 “당시 점진적으로 가격을 약 30~40% 인상했는데, 독일차와의 경쟁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가격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브랜드는 신차 출시와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지프는 지난 1월 대표 제품인 랭글러 부분변경 모델을 내놨고,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어벤저를 국내 출시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 관계자는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딜락은 첫 전기차 리릭을 지난 5월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