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그룹은 해외 법인의 올해 본사 배당액을 전년 대비 4.6배 늘리고, 이를 통해 국내로 유입되는 59억달러(약 7조8000억원)를 국내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현대차가 해외 법인으로부터 21억달러(약 2조8100억원)를 국내로 들여올 예정이며, 기아(000270)는 33억달러(약 4조4300억원), 현대모비스(012330)는 2억달러(약 2500억원)를 각각 들여온다. 전체 배당금의 79%는 상반기 내, 나머지 21%는 연내 본사로 송금된다.
배당금은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기아 오토랜드 화성의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기아 오토랜드 광명의 전기차 전용 라인 전환 등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에 주로 투입될 예정이다. 아울러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과 제품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 연구시설 구축 등 연구개발 투자에도 활용된다.
국내 투자 확대를 위해 해외 자회사가 거둔 소득을 국내로 들여오는 것은 ‘자본 리쇼어링(re-shoring)’에 해당한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자본 리쇼어링 추진에는 정부가 국내 투자 활성화 취지로 개편한 법인세법 영향이 있다. 기존에는 해외 자회사의 잉여금이 국내로 배당되면 해외와 국내에서 모두 과세된 뒤 일정 한도 내에서만 외국납부세액이 공제됐다. 지난해 법인세법이 개정되며, 올해부턴 해외에서 이미 과세된 배당금에 대해서는 배당금의 5%에 한해서만 국내에서 과세되고 나머지 95%는 과세가 면제된다.
올해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해외법인이 본사 배당액을 대폭 늘릴 수 있었던 배경은 지난 2년(2021~2022년)간 경영실적이 대폭 개선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본사 배당을 늘린 현대차 해외법인에는 현대차 미국법인(HMA)과 인도법인(HMI), 체코생산법인(HMMC) 등이 있다. 기아는 기아 미국법인(KUS)과 오토랜드슬로바키아(KaSK), 유럽법인(Kia EU)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