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전기로 움직임) 전환기로 접어들면서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을 여러 차례 진행하는 차들이 늘고 있다. 자동차 기업은 통상 신차를 출시하면 2~3년 뒤 부분 변경, 5~6년 뒤 완전 변경(풀체인지)을 진행하는데, 완전 변경을 하지 않고 부분 변경을 자주 하는 것이다.

KG모빌리티(003620)가 이달 내놓은 신형 티볼리는 부분 변경 모델이다. 티볼리는 2015년 1세대 출시 이후 2017년 1차 부분 변경(티볼리 아머), 2019년 2차 부분 변경(베리 뉴 티볼리)을 거쳤다. 올해도 완전 변경 대신 부분 변경(더 뉴 티볼리)을 선택했다.

신형 티볼리는 내·외부 디자인만 일부 바뀌었고 파워트레인(동력계)은 그대로다. 최고 출력 163마력, 최대 토크 26.5㎏·m의 1.5리터(ℓ) 가솔린 터보 엔진을 그대로 쓴다. 이전 모델과 비교하면 1.6리터 가솔린 자연 흡기 엔진을 새로 추가했는데, 이는 2015~2019년 쓰던 엔진을 다시 장착한 것이다. 최고 출력 126마력, 최대 토크 15.8㎏·m의 성능을 낸다.

KG모빌리티의 티볼리./KG모빌리티 제공

현대차(005380)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지난달 출시한 세단 G70도 두 번째 부분 변경 모델이다. 제네시스 G70은 2017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됐고, 2020년 1차 부분 변경(더 뉴 G70)을 거쳤다. 올해도 완전 변경 없이 2차 부분 변경(2023 G70)을 진행했다. 신형 G70은 디자인 변화가 크지 않다. 외부에 신규 제네시스 엠블럼을 장착했으며 내부 디자인을 일부 수정했다. 파워트레인에선 가솔린 2.5리터 터보 엔진을 새로 라인업에 추가했다.

기아(000270)가 조만간 출시하는 경차 모닝도 두 번째 부분 변경 모델이다. 모닝은 2017년 3세대 모델이 출시된 이후 2020년 1차 부분 변경, 올해 2차 부분 변경을 진행한다. 기아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셀토스와 비슷한 후면 디자인,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을 장착한 공격적인 전면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모닝. /기아 제공

완전 변경을 하지 않고 부분 변경만 2~3차례 하는 것은 과거엔 드문 일이었다. 기아 SUV 모하비(2008년 출시), 기아 경차 레이(2011년 출시) 정도가 세대 변경 없이 부분 변경을 두 차례 거치며 현재까지 판매 중이다.

최근 부분 변경이 늘어나는 것은 전동화 전환기로 접어들면서 자동차 회사가 내연기관 신차를 개발할 유인이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내연기관차를 순차적으로 단종하고 전기차 신차 개발과 투자에 집중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인기가 적은 차종은 대규모 투자금이 필요한 완전 변경 대신 부분 변경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부분 변경만 하면 새로운 느낌이 약해 다른 모델과의 경쟁에서 뒤지는 단점이 있다. KG모빌리티 티볼리(티볼리 에어 포함)의 국내 판매량은 2020년 2만3452대에서 작년 1만1130대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제네시스 G70의 국내 판매량은 7910대에서 5284대로 줄었고, 기아 모닝의 내수 판매도 3만8766대에서 2만9380대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