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전기 트럭인 현대자동차 포터와 기아(000270) 봉고의 인기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1.5톤 미만 전기 트럭에 영업용 번호판을 무상 발급했던 혜택이 다음달 종료되는데, 이 때문에 중고차 매물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2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작년 포터 전기차(EV)는 1만5805대, 기아 봉고 EV는 1만728대 판매됐다. 전년 대비 판매량이 각각 75%, 100.3% 증가했다. 2020년 판매량은 포터 EV 9032대, 봉고 EV 5357대였다. 올해 1~2월 판매량은 포터 EV 2998대, 봉고 EV 3009대로 집계됐다. 이 역시 작년 같은 기간에 각각 1951대, 1702대가 판매됐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하게 늘어난 수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 2월 한달 동안 등록된 화물차 1만7786대 중 전기차는 3563대로 20%에 달한다. 일반 승용차 중 전기차 비중이 5%대인 것과 비교하면 월등하게 높은 수준이다.
그동안 전기 트럭의 인기는 1.5톤(t) 이하 전기트럭에 대해 번호판을 무상으로 지급한 이유가 가장 컸다. 종전에는 사업용 화물차의 과잉 공급을 막기 위해 신규 허가를 제한했다. 이 때문에 개인이 사업자 등록을 하려면 2000만~3000만원을 내고 영업용 화물차 번호판을 사야 했으나 2018년 11월부터 1.5t 이하 전기 트럭의 경우 무상으로 새롭게 허가를 내줬다. 이 제도는 내달 14일에 폐지된다.
영업용 번호판 무상 발급 혜택을 받으려면 4월 13일 이전에 차량 등록과 번호판 신청을 마쳐야 한다. 그런데 차량 출고 기간이 반도체 대란으로 1년 가까이 걸리고 있어 올해 계약분은 이같은 혜택을 사실상 받을 수 없다.
영업용 번호판 무상 제공 종료를 앞두고 포터 EV와 봉고 EV의 중고차 시세도 오르고 있다. 케이카에 따르면 포터 EV 중고차 시세는 지난 1월 2300만 원에서 2월 2650만 원으로 15.2% 올랐다. 봉고 EV도 같은 기간 2100만 원에서 2450만 원으로 16.7% 상승했다. 케이카에 따르면 국산차 중에서는 두 차종의 시세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영업용 번호판 무상 발급 혜택이 끝나면 전기 트럭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보조금도 지난해보다 줄었다. 포터 EV 신차 가격은 지난해 대비 올해 100만원 가량 올라 4100만 원대에서 시작하는데 서울에서는 2000만원의 보조금을 받아 21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디젤차는 약 1800만 원에 살 수 있다.
취득세는 전기 트럭이 50여만 원, 디젤차는 90여만 원이다. 전기 트럭은 공영주차장 주차비와 고속도로 통행료 등을 할인 받는다. 전기차 급속 충전 비용과 디젤 주유 비용은 100㎞ 당 약 1만원으로 큰 차이는 없으나 완속 충전의 경우 디젤 연료보다 절반 이상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