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에 있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생산 기지도 영향을 받게 됐다. 독일이나 헝가리 등에 있는 완성차 공장은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에서 일부 부품을 공급 받고, 두 국가로 완성차를 수출하는데 전쟁이 발발하면서 부품 공급과 완성차 수출에 모두 차질이 생긴 것이다.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고려해 유럽 생산 일부를 북미와 중국 공장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독일에 있는 폭스바겐 완성차 공장이 우크라이나에서 생산하는 와이어 하네스를 공급받고 있는데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지면서 수급난이 이어지고 있다.
폭스바겐은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들여오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도 유럽 생산 물량을 다른 지역으로 이관하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주로 공급하는 팔라듐과 니켈 가격이 급등하면서 중기적으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폭스바겐은 유럽 생산 회복이 늦어지면 해당 공장의 물량을 추가로 북미와 중국 지역으로 이관하는 것도 검토할 방침이다.
아우디의 유럽 생산 기지 역시 우크라이나 사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아우디는 헝가리에서 제조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부품 공급과 완성차 판매가 타격을 입게 되자, 헝가리 공장의 생산 물량을 축소했다. 러시아와 근접한 헝가리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러시아로 수출하는 물량을 생산하는 핵심 기지다.
다임러-벤츠와 일본 스즈키도 헝가리에 설립한 공장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 판매하는 완성차를 생산하고 있는데, 양국에 대한 수출을 중단하면서 해당 공장의 생산을 줄이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완성차 업체들이 북미와 중국 등 비유럽 지역의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