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가 이달 중순 출시한 ‘G80 스포츠’에 대해 제네시스 동호회 등 소비자들 사이에서 성능이나 디자인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네시스가 G80 스포츠를 별도 트림이 아닌 ‘스포츠 패키지’ 옵션으로 내놓으면서 일반 G80 모델과 큰 차이를 두지 않는 바람에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출시된 G80 스포츠는 2016년에 처음 출시된 G80 스포츠의 후속 모델이다. 구형 G80 스포츠는 두 차례의 연식 변경을 거쳐 2019년 말까지 판매됐었다. G80 스포츠는 여느 고성능 모델처럼 판매량이 많은 차량은 아니지만, 최근까지도 중고로라도 구매하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마니아층이 두터운 차다.
구형 G80 스포츠의 장점으로는 일반 G80과 확연히 구별됐던 디자인과 엔진 성능이 꼽힌다. 당시 일반 G80에는 육각형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수평의 크롬 바가 가로지르는 ‘헥사고날 그릴’이 탑재됐었다. 그런데 G80 스포츠의 경우 스포티함을 강조하기 위해 메쉬타입의 그릴을 적용했다. 차의 인상을 결정짓는 라디에이터 그릴 모양이 완전히 달랐기 때문에 일반 G80인지 G80 스포츠인지 한눈에 구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구형 G80 스포츠의 외관은 현재 확립된 제네시스 패밀리룩과 제네시스 초창기 모습 사이의 과도기적 형태였다. 그릴은 방패 모양의 크레스트 그릴과 비슷한 반면, 헤드램프는 구형 제네시스에 더 가깝다.
구형 G80 스포츠는 일반 G80과 엔진도 달랐다. 일반 G80의 경우 3.3 V6 가솔린, 3.8 V6 가솔린 등으로 구성됐고 최고 출력은 각각 282마력, 315마력이었다. 반면 G80 스포츠에는 EQ900에 탑재됐던 3.3 V6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이 적용됐으며,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kg.m의 성능을 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G80 스포츠 출시를 앞두고 신형 G80 스포츠가 일반 G80과 어떻게 차별화될지 관심이 높았다. 그러나 제네시스는 이전처럼 G80 스포츠를 별도 라인업으로 운영하는 대신, G80에 역동적인 디자인 요소를 추가한 ‘스포츠 패키지’를 선택 사양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 G80의 가솔린 2.5터보, 가솔린 3.5 터보, 디젤2.2 엔진에서 스포츠 패키지를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G80 기본 모델과 엔진을 동일하게 구성하되, 디자인에만 변화를 줬다.
다만 G80의 최상위 모델인 가솔린 3.5 터보는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0kg.m의 성능을 내 구형 G80 스포츠보다는 다소 성능이 높아졌다. 하지만 G80 스포츠가 스포츠 모델인 만큼 400마력 이상의 성능을 낼 것이라는 기대에는 못 미친 것이다.
외관 디자인도 일반 모델과 차별점이 적어졌다. 한눈에 구별될 정도의 특징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선 그릴 형태가 같고, 스포츠 모델의 경우 색상만 어두운 색으로 바뀌었다. 보통 스포츠 모델의 경우 역동성을 강조하고자 머플러 형태에도 변화를 주는데, G80 스포츠는 일반 G80과 머플러 형태도 같다. 다만 후면 범퍼는 근육질을 연상시키도록 변화를 줬다. 내부는 3스포크 스티어링 휠, 메탈 소재 페달 등을 적용해 기존 모델과 차별화했다.
제네시스 동호회 인터넷 사이트에는 G80 스포츠에 관심이 있던 소비자들이 최근까지도 차량 선택에 있어서 고민을 했던 글들이 여럿 올라와있다. 구형 G80 스포츠를 중고로 구매할지, 성능이 거의 비슷한 신형 G80을 구매할지, 조금 더 기다렸다가 신형 G80 스포츠를 구매할지 고민했던 것이다. 그러나 신형 G80 스포츠가 G80과 큰 차이 없이 출시되면서 ‘구형 스포츠가 훨씬 예쁘다’, ‘차량 변경을 고민했는데 이번 스포츠 모델을 보고 실망했다’, ‘조금 더 변화를 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G80 스포츠 패키지 판매 가격은 가솔린 2.5터보 5733만원, 가솔린 3.5 터보 6253만원, 디젤2.2 5871만원부터 시작한다. 최상위 모델인 가솔린 3.5터보에 모든 옵션을 더한 가격은 8700여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