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서울대 창업 기업의 투자유치 지원에 초점을 뒀다면, 올해는 딥테크 스타트업 육성에 본격 나설 계획입니다.”

강건욱 서울대 창업지원단장은 지난 17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창업지원단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서울대 의대 핵의학과 교수인 그는 지난해 5월 서울대 창업지원단장에 취임했다. 2017년부터 바이오 분야 서울대 창업 기업과 투자사간의 네트워크인 ‘바이오 살롱’을 운영하고, 2022년에는 바이오 스타트업 ‘클리켐바이오’를 공동 창업한 것이 배경이 됐다.

서울대 창업지원단은 서울대 학생은 물론 동문 창업가 나아가 대학 인근에 조성한 벤처타운 ‘관악S밸리’에 입주한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한다.

강건욱 서울대 창업지원단장. /김지호 기자

강 단장이 취임 후 집중한 것은 서울대 창업 기업과 투자사간의 네트워크 강화였다.

서울대는 지난해 11월 ‘SNU IR 클럽’을 시작했다. 이는 기존 일반적인 스타트업 IR(투자활동)이 아닌, 인공지능(AI) 등 투자사의 중점 투자 분야 등을 학내 창업 기업에 먼저 알리고 이에 맞는 스타트업이 IR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맞춤형 IR이다.

강 단장은 서울대 창업 기업의 특징에 대해선 “다양한 인재가 많은 대학 답게 동문이 모여 팀을 꾸리는 기술 창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대 창업지원단이 지원한 서울대 출신 송기영 대표와 동문 AI 연구자들이 창업한 ‘수아랩’을 예로 들었다.

수아랩은 AI, 머신비전(기계가 사람 눈처럼 사물을 인식)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9년 미국 나스닥 상장사 코그넥스에 약 2300억원에 매각됐다. 이는 해외 기업에 매각된 국내 기술 스타트업 중 최고가였다.

강 단장은 올해에는 AI·바이오 등 딥테크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그는 “대학의 강점은 인재와 연구개발(R&D) 능력”이라며 “특히 서울대는 국내 최고의 연구 중심 대학으로, 이를 적극 살려 딥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SNU 빅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오는 5월에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뛰어난 기술력에 끝까지 도전하는 기업가정신이 더해졌을 때 기업은 성장한다”며 “이런 대학 창업이 활발해야 그 지역 나아가 국가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강 단장과의 일문일답.

―대학 창업은 초기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는다. 서울대 창업지원단은 이를 어떻게 지원하고 있나.

“투자 유치를 위한 일반적인 스타트업 IR은 기업이 소개를 하면 다양한 투자사가 와서 듣는 구조다. 이런 IR은 투자 연결이 쉽지 않다. 그래서 반대로 생각했다. AI·바이오 등 투자사의 중점 투자 분야와 초기·중기 등 관심 투자 단계, 철학, 성장지원 역량 등 투자사의 강점과 방향성을 학내 창업 기업에게 먼저 소개하고 이에 맞는 스타트업이 IR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한 ‘SNU IR 클럽’이다. 이른바 맞춤형 IR이다.

‘서울대 동문 창업자 네트워크(SNU Alumni Entrepreneur Network)’도 강화했다. 서울대 동문이 창업을 하거나 투자사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과 서울대 출신 스타트업과 연결하는 것인데, 스타트업 생태계에 먼저 뛰어든 선배들로부터 창업은 물론 회사 경영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딥테크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서울대는 국내 최고 연구 중심 대학이다. 이런 강점을 살려 딥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SNU 빅스케일업 프로그램’을 5월 시작한다. 서울대 대표 창업 기업 20곳을 선정해 6개월간 집중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창업 실무 교육, 1대 1 멘토링은 물론 IR, 실제 투자 유치까지 원스톱 지원한다. 서울대 창업지원단이 지닌 모든 역량을 총망라했다.”

강건욱 서울대 창업지원단장. /김지호 기자

―서울대 창업지원단의 지원을 받아 성과를 내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다면.

“서울대 대표 창업경진대회에서 상을 받은 수아랩(AI), 피알앤디컴퍼니(중고차 판매 플랫폼), 스윗밸런스(샐러드 구독형 온라인 커머스), 스타스테크(해양 폐기물 재활용), 고이장례연구소(장례 서비스), 반프(스마트 타이어 설루션)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대회는 단순 대회가 아닌 창업 기업의 아이템 고도화는 물론 투자 유치,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실제로 위 언급한 스타트업들은 투자를 받으며 고속 성장중이다. 특히 반프의 경우 한국 기업 최초로 북미 최대 기술컨퍼런스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배틀필드 2024′에서 톱20에 선정되는 등 단순히 투자유치를 넘어 혁신 성과를 증명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서울시, 관악구 등과 함께 서울대 인근 벤처타운 ‘관악S밸리’를 운영하고 있다.

“젊은 인재들이 서울대 인근에 조성된 벤처타운을 뜻하는 관악S밸리로 모이고 있다. 서울대 캠퍼스타운인 ‘창업히어로(HERE-RO)’를 중심으로 서울시와 관악구 그리고 민간 기업들과 함께 이런 인재들에게 사무 공간을 제공하고, 교육, 기술 컨설팅, 투자자 연결, 해외 진출 등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대 캠퍼스타운은 2020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50여개 기업을 육성해 누적 매출 525억원, 투자유치 1528억원과 2101명의 인력 고용을 달성했다. 풍부한 대학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관악S밸리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