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출신의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의 '피오르드'가 제 79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가운데, 나홍진 감독의 '호프'의 수상은 불발됐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 79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의 '피오르드'가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피오르드'는 루마니아계 노르에이인 부부가 외딴 마을로 이주하며 자식의 양육 방식이나 종교적인 문제로 이웃들과 충돌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 2007년 영화 '4개월, 2주, 그리고 2일'로 첫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던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은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그는 폐막식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모든 사람이 살아남기 위해 똑같은 방법을 쓰는 게 아님을 알고, 존중해야 한다. 우리가 아니라, 다음 세대 아이들에게 덜 폭력적인 세상을 남겨줘야 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2등 상인 심사위원대상은 러시아의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의 '미노타우로스'가 받았다. '미노타우로스'는 2022년 러시아를 배경으로, 성공한 CEO가 회사 안팎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삶이 흔들리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인력을 차출하는 CEO로서의 고민과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된 남편으로서의 고민을 함께 담아 호평받았다. 더불어 심사위원상은 독일 발레스카 그리세바흐 감독의 '꿈꿔왔던 모험'이 받았다.
감독상은 '라 볼라 네그라'의 하비에르 암브로시, 하비에르 칼보 감독과 '파더랜드'의 파베우 파블리코프스키 감독이 공동으로 받았다. 특히 '라 볼라 네그라'는 스페인 극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미완성 희곡을 토대로 만든 작품으로, 이번 칸 영화제에서 첫 공개돼 20분에 달하는 긴 기립박수를 받은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배우상도 공동수상이었다. 루카스 돈트 감독의 '카워드'의 두 주인공 에마뉘엘 마키아, 발렌틴 캉파뉴가 남우주연상을 함께 받은 것. 여우주연상은 일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신작 '올 오브 어 서든'의 두 주인공 비르지니 에피라, 오카모토 다오가 공동 수상했다.
공로상 격의 명예 황금종려상은 가수 겸 배우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받았다. 그는 영상을 통해 "오늘 여기에 모인 모두가 저와 같은 영화에 대한 열정을 공유하고 있다고 믿는다. 영화는 우리를 하나로 묶고, 마음을 열게 하는 마법같은 힘이 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한국 작품 '호프'는 아쉽게 수상이 불발됐다. 이와 관련 나홍진 감독은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관객들과 만나기까지 남아있는 약 2개월의 시간"이라며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마무리 작업의 결정적 단계다. 개봉 전까지 남은 시간 동안 작품의 완성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비록 수상작은 없었으나 이번 칸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는 나홍진 감독의 '호프' 외에도 연상호 감독의 '군체'가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고, 정주리 감독의 세 번째 연출작 '도라' 역시 감독 주간에 초청을 받으며 호평받았다. 특히 박찬욱 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아 활약하며 한국 영화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연휘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