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PD가 KBS 퇴사 후에도 1년여간 KBS를 들러 동료들과 지인들을 만나는 등 KBS를 한동안 벗어나지 못했던 과거를 언급하며 “이혼했지만 시댁과 여전히 친해”라고 표현했다.

지난 4일 유튜브 채널 ‘채널십오야’에는 ‘그리운 나의 첫 직장, 그 시절의 NA’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나영석은 KBS 2TV ‘더 시즌즈-이영지의 레인보우’ 출연을 위해 13년 만에 KBS 예능국을 찾았다.

촬영 당일 나영석은 “나 진짜 스케줄 가는 것 같다. 옷도 걸려있고 tvN후배가 운전해주는 차를 타고 KBS를 가고 앉았네”라고 했다. 제작진이 “금의환향”이라고 하자 “금의환향인지는 잘 모르겠고”라며 웃었다.

그러자 제작진은 “퇴사하면서 '한 번은 가봐야지' 생각 안 해봤냐”라고 물었다. 나영석은 "이직해 본 사람들이 공감할지 모르겠는데, 나만 해도 옛날 사람이라 KBS 들어갈 때 당연히 평생직장이라 생각하고 들어갔다. 여기서 진짜 열심히 해서 뼈를 묻어야지 생각하고 일한 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여기서부턴 방송 내기 어려운 부분일 수 있는데”라고 머뭇거리다 “난 사실 KBS 다닐 때 진짜 행복했다. 거기서 일도 제일 많이 배우고, 좋은 선후배도 많이 만나서 즐겁게 일했던 것 같다”라며 “너무 육체적으로 고된 건 있었지만, 한편으론 30대, 40대 열정과 의욕이 넘치는 제일 뜨거울 때이지 않냐”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나영석은 “여러 가지 과정 속에서 내가 이직을 하지 않았냐. tvN으로 정말 솔직히 이야기 하면 tvN으로 이직하고 한 1년 정도 퇴근하다가 KBS를 들렀다. 차를 몰고 한 바퀴를 도는 거다. 내리지 않는다”라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당시 합정에 살았던 나영석은 “괜히 핑계를 만들어서 가는 거다. 우연히 찾아온 것처럼 들르기도 하고, 괜히 KBS 앞에서 약속 잡아서 지나가다 길가에서 선배들 만나고. 너무 웃긴데 그런 행동을 하고 있더라”라 고백했다.

제작진이 “미련? 섭섭함? 그리움?”이라고 묻자 나영석은 “그리움인 것 같다. 사실은 정이 많이 든 전 직장이고 직원이니까 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직접 연락해서 만나긴 좀 그랬다. 난 이미 이직을 했고. 이직했다는 건 내가 이 사람이랑 이혼한 거다. 그런데데 시댁 식구랑은 여전히 친해”라고 표현했다.

이어 “서로 ‘왔어?’ 하는데 약간 예전 같지 않은 느낌이 들긴 든다. 그러다 새로 정착한 직장의 사람들과 친해져서 안 보게 됐다. 나도 그런데 KBS 가면 나한테 일 가르쳐주고 혼냈던 선배들, 그리고 내가 일 가르치고 혼냈던 후배들 다 있으니까”라고 이야기했다.

제작진은 “아직도 내 회사란 감정이 있냐”라고 물었고, 나영석은 “그게 일방적인 거다. 나는 그리움이 있다. 난 내가 떠났으니까 그냥 담아두고 사는 거다”고 밝혔다.

끝으로 나영석은 “회사 그만두면 제일 서러운 게 뭔지 알아? KBS 그만두고 무슨 일이 있어서 갔는데 주차 차단기가 안 열리더라. 그때 당황했다. 사원증도 반납하잖아. 나는 마지막에 반납하러 갔는데 그 직원분이 ‘나피디 고생했어 이거는 기념으로 가져요’ 주더라. 그래서 아직도 집에 있어”라며 KBS에 대한 애틋함을 내비쳤다. /kangsj@osen.co.kr

[사진] OSEN DB, 영상 캡처

[OSEN=강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