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혜선과 송선미가 연극을 통해 호흡을 맞춘다.
18일 방송된 KBS1 ‘아침마당’은 ‘화요초대석’ 코너로 꾸며져 연극 ‘분홍 립스틱’으로 호흡을 맞추는 배우 정혜선과 송선미가 출연했다.
정혜선과 송선미는 모녀 사이 같은 모습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송선미는 “제가 신인 시절에 ‘불꽃’이라는 작품을 함께 했고, ‘이웃집 여자들’도 같이 했다”며 “그때도 선생님은 존경의 대상이었고, 이 연극을 선택한 이유도 선생님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정혜선은 “송선미는 그때 이미 슈퍼 모델이라는 타이틀이 있었다. 보통 전형보다 타이틀이 있으니 더 예뻐 보였다. 오랜만에 연기를 같이 하는데 정말 놀랄 정도로 많이 컸다 싶었다”고 말했다.
연극 ‘분홍 립스틱’은 과거 혹독한 시집살이를 시켰던 시어머니가 치매를 앓기 시작하면서,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삶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송선미는 극 중 배우 공정환과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그는 “공정환은 다정다감하고 후배들도 잘 챙기는데 극 중에서는 속이 터진다. 사업한다고 회사 때려치고 퇴직금 날려 먹는다”고 말했다. 이에 정혜선은 “그런데도 극 중에서 나는 자꾸 며느리만 잡는다. 작품 속 엄마지만 실제로는 안 그렇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송선미는 8년 전 남편과 사별했다. 2006년 미술감독 출신 설치 미술가 고우석 씨와 결혼했지만 2017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현재는 싱글맘으로 딸을 키우고 있다.
송선미는 이에 대해 “생각을 해보면 애도의 기간을 긍정적으로 잘 보냈던 거 같다. 부정하고 분노하고 포기하고 받아들이는 등의 과정이 있는데 그 과정을 충분히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3년 동안 계속 남편을 찾아 해메는 꿈을 꿨었다. 다행히 딸을 키우면서 그 시간을 건강하게 보냈다. 그런 일을 겪다보니 나는 그래도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고 응원도 해주셔서 그 기간을 잘 이겨냈는데 내가 받은 만큼 다른 어려움에 처해 있는 분들에게 뭐를 해드릴 수 있을까 생각도 한다. 얼마 전에 어떤 프로그램에 나갔던 이유도 그런 일을 겪는다고 무조건 힘들고 슬프게 사는 게 아니고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다”고 덧붙였다.
특히 송선미는 “이 시기를 겪으며 제가 저를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됐다. 예전에는 몰라서 사랑을 쫓아다녔다면 지금은 제가 저를 너무 사랑하고 있다. 그래서 사랑을 쫓아다닐 필요가 없다. 너무 행복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서 지금 상태가 제일 좋다. 너무 멋진 사람이 나타난다면 고민하겠지만 지금은 없기에 (재혼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정혜선은 남편과 이혼 후 빚을 갚았던 과거를 떠올렸다. 그는 “열심히 벌어서 갚으면 된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어려운 일이 닥치면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하는데 자신감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며 “저는 당시 30대였는데 빚쟁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일하면서 갚으면 된다고 하지만 TV 일만으로는 어렵기에 지방 밤 업소에도 다녔다. 제 전문분야도 아닌데도 그런 일을 마다하지 않고 했다. 그렇게 산 세월이 있기에 지금 생각하면 값진 인생을 살았다 싶다”고 말했다.
정혜선 또한 재혼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혜선은 황혼 연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남사친은 하도 많아서 지목을 못한다. 직장에 나가면 다 후배들이고 선배도 많이 없다. 누이라고 하는 사람도 많고, 어머니라고 하는 사람이 많아서 가족 같다. 그래서 남자에 대해 목 마르지가 않다. 내가 제일 잘한 건 재혼 안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혜선과 송선미가 출연하는 연극 ‘분홍 립스틱’은 오는 4월 4일부터 5월 11일까지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공연된다. /elnino8919@osen.co.kr
[OSEN=장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