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진 해크먼(95)이 희귀한 쥐 매개 질병으로 사망한 아내 베티 해크먼(베티 아라카와, 65)의 시신과 약 일주일을 함께 살다가 알츠하이머병과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했다.

동반 시신발견돼 충격을 안긴 배우 진 해크먼 부부의 충격적인 사망 원인이 드러났다.

부검 결과 진 해크먼은 심각한 심장병과 고혈압, 진행성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었고, 아내 베티 해크먼은 쥐(설치류)의 배설물을 통해 퍼지는 한타바이러스로 인한 폐 증후군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뉴멕시코의 수석 검시관인 히스 재럴은 7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두 사람의 사망이 모두 자연사로 판결되었으며, 내부 또는 외부 외상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자녀들이 가스(일산화탄소) 누출을 추측하기도 했지만 경찰은 수사 결과 애초 이 가능성은 배제했다.

더불어 베티 해크먼이 설치류 소변, 타액 및 배설물을 통해 인간에게 전염되는 한타바이러스로 인해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이메일을 통한 그녀의 마지막 대외적 의사소통은 2월 11일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한편, 진 해크먼 심장 박동 조절기에서 마지막 활동이 기록된 것은 2월 17일이었다. 검시관은 사망 당시 뱃속에 음식이 없었던 진 해크먼이 다음 날 사망했다고 결론 내리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내 베티 해크먼이 먼저 세상을 떠났다고 결론 내리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전했다. 진 해크먼이 죽은 아내와 며칠 동안 집에서 혼자 지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해크먼이 아내가 사망했다는 사실조차 몰랐을 가능성이 크다고도 부연했다.

진 해크먼 시신 근처에는 선글라스와 지팡이가 있었는데, 그가 사망 전 넘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해크먼 부부는 2월 26일 산타페 자택에서 부패가 진행된 상태로 동반 사망한 채 발견됐다. 해충 구제 직원이 이 부부의 집에 들렀을 때 동네 경비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를 받지 않자 당국이 현장으로 출동했다.

피플이 검토한 수색 영장 진술서에 따르면 진 해크먼은 집의 진흙방(머드룸)에서, 아내는 욕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베티 해크먼의 시신 주위에는 알약이 뿌려져 있었다. 이 약은 갑상선 문제를 치료하는 데 처방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부의 반려견은 베티 해크먼에서 몇 피트 떨어진 벽장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다. 아내의 근처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 그들의 개는 2월 9일 수의과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후 데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다른 두 마리의 개는 건강한 상태다.

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소식통은 데일리메일에 부부의 주택에는 설치류 활동의 흔적이 없었지만 차고 등 부동산의 일부 별채에는 설치류 배설물과 설치류 활동의 다른 증거가 있었다고 밝혔다. 한타바이러스 사례는 비교적 드물지만 뉴멕시코에서는 최대 42%의 사례가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 해크먼은 1960년대부터 2000년대 초 은퇴할 때까지 수십 편의 드라마, 코미디, 액션 영화에서 악당, 영웅 등으로 출연하며 그의 세대에서 가장 뛰어난 배우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다. 수십 년의 경력 동안 영화 '프렌치 커넥션'과 '용서받지 못한 자'로 두 번 아카데미 상을 수상했다. 그는 2004년 할리우드에서 은퇴하고 콘서트 피아니스트인 아내와 함께 산타페에서 조용한 삶을 시작, 30년 동안 결혼 생활을 했다. 첫 번째 아내인 파예 말티즈와의 사이에 세 자녀를 뒀다. 진 해크먼은 은퇴 후 많은 시간을 할리우드의 사교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소설을 쓰는 데 보냈다. 그는 2020년 엠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아라카와가 빌린 DVD를 보는 것을 즐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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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