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 인생'이 아픔을 딛고 복귀하는 배우 전혜진과 함께 사회적 문제인 '7세고시' 현실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25일 오후 지니TV 새 오리지널 드라마 '라이딩 인생' 제작발표회가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작품의 주연 전혜진, 조민수, 정진영, 전석호와 김철규 감독이 참석해 방송인 박경림의 진행 아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라이딩 인생'은 딸의 '7세 고시'를 앞둔 열혈 워킹맘 정은(전혜진)이 엄마 지아(조민수)에게 딸의 학원 라이딩을 맡기며 벌어지는 3대 모녀의 '애'태우는 대치동 라이프를 그린 드라마다. 이 가운데 전혜진은 정은 역으로, 조민수가 지아 역으로 모녀 연기를 보여준다.
작품을 연출한 김철규 감독은 '라이딩 인생'에 대해 "대치동으로 상징되는 사교육 현장에 뛰어든 엄마와 유치원생, 그 엄마의 엄마 모녀 3대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라고 소개하며 "사교육 문제를 다룬 작품은 많았지만 이전 작품들과 가장 큰 차별점은 사교육 대상이 유치원생이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요즘 엄청 문제시 되는 '7세 고시' 많이 보셨을 거다. 코미디언 이수지 씨 동영상도 어마어마한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많이들 관심 가지실 텐데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유치원생이 영국 국왕의 연설문을 잃고, 니체의 철학에 대해 영어로 토론을 하는 걸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명문 대학 강의실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를 강남 학원에서 보게 된다. 이런 현실을 어떻게 봐야 하냐는 질문이 '라이딩 인생'의 출발점이 됐다"라면서도 "말을 이렇게 하니까 심각하고 진지한 드라마인 것 같은데 '라이딩 인생'은 심각하고 무거운 주제 의식만 강조하는 드라마가 아니다. 따뜻하고, 경쾌하고,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드라마다. 살벌한 경쟁 현장에 내던져진 세 모녀가 끝까지 서로에 대한 애정과 신뢰와 웃음을 잃지 않고 서로를 보듬으며 하루하루를 견딘다. 요란하고 고단한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잠깐 잊고 있던 서로에 대한 사랑을 다시 확인하는 그런 이야기로 봐주시면 될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라이딩 인생'은 전혜진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 2023년 지니TV 드라마 '남남' 이후 2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오는 전혜진. 그 사이 그는 남편인 배우 이선균이 세상을 떠나며 안타까움을 자아낸 바 있다.
전혜진은 '라이딩 인생'을 출연한 이유에 대해 "저도 사실 교육에 관심이 굉장히 많다. 많을 수밖에 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엄마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면 특히 대한민국에서는 그렇다. 대치동을 배경으로 한다고 해서 어떻게 되는지 궁금했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끌렸다. 감독님 하신다고 해서 보기도 했는데 명성이 자자하신 분이라 한번 해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에 대해 "70%"라고 말하며 "실제로 일도 하고 애가 있으니까 그런 게 있는 것 같다. 정은 만큼 그렇게 열혈인가 하는 생각은 솔직히 든다. 상황에 맞게 최선은 다하고 있지만 정은 만큼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정은도 한 엄마이지만 이런 엄마들한테 응원해주고 싶었다. 격려해주고 싶고. 뭐가 됐든 당신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길이 조금 어긋날 수도 있고 둘러봤을 때 그러지 말 걸 하는 후회도 있겠지만 정말 응원하고 싶다. 격려받으셨으면 좋겠더라"라고 강조했다.
조민수는 전혜진의 엄마이자 손녀를 위해 라이딩에 뛰어든 할머니 지아 역으로 등장한다. 처음으로 할머니 역할에 도전하는 조민수는 "사실 '아직 할 거 많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나이도 처음 해보고 할머니 역할도 처음 해본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매니저가 '선배님하고 너무 비슷하다'고 하더라. 그리고 대본을 읽는데 제가 가진 것들이 너무 많더라. 그걸 끄집어 내서 쓰는 게 좋았다. 나중에 촬영 끝나고 매니저한테 고맙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전혜진은 그런 조민수에 대해 "정말 잘 맞으셨다. 같이 한다고 하니 팬으로서 너무 좋았다. 왜 이렇게 안 나오시나 싶었는데 할머니가 아니라 엄마지만 저희가 그동안 작품에서 본 엄마들과 달리 얄미울 정도로 독립적이다. 또 전문직이라 '센 캐' 엄마가 하면 할 수록 잘 맞는다 생각했다"라고 거들었다.
또한 그는 "저는 극 중 지아에게 섭섭한 게 많았다. 지아가 저를 혼자 키우면서 감내하고 산 게 있고. 그런데 라이딩을 부탁하면서 반강제적으로 육아에 뛰어드는 건데 섭섭한 게 너무 많은 거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나 싶고. 애증이 있으니 화해를 하게 되고, 서로 눈물도 흘리고 안아주고. 세 모녀가 풀어가는 과정들이 누구나 좋으실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 전혜진은 라이딩 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저는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부터 쭉 라이딩을 했다. 아이들이 조금 커서 다행히 안 하고 버스 타고 다니는데 날씨가 갑자기 안 좋아졌다거나 할 때 라이딩을 해주고 있다. 예전엔 고마워하는 것도 없었는데 요새는 조금 '아, 데려다줄게'라고 한다"라며 웃었다.
조민수는 "저는 경험이 없는데 이번에 저도 성장한 느낌이다. 우리 사회가 각자 욕심만 부딪히는 느낌이 든다. 워낙 경쟁구도가 심하다 보니 내 목소리만 중요한 거다. 그러다 가끔 쉬어서 달리면서 가장 소중한 걸 놓친 거 아닌가 들여다 보고, 가장 소중한 것을 주머니에 넣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극 중 토미의 할아버지 이영욱 역으로 출연하는 정진영은 "제가 손주를 데리러 갈 때 다른 엄마들이 있다. 저런 느낌의 엄마이구나 싶었다. 묘했다. 학원에 간 건 아이들이 주인공이어야 하는데 엄마들이 주인공인 것처럼 묘한 여운이 남더라"라고 평했다.
극 중 전혜진의 남편 홍재만 역의 전석호는 "제가 이 작품에서 실질적으로 라이딩을 하진 않는다. 그런데 제가 작품을 통해서 봤던 건 라이딩이라는 게 단순 행위 만이 아니라 오고 가는 속에 엄마와의 관계, 누군가와의 관계를 나누는 것 전체가 라이딩인 걸 알았다. 사람도 있고 가족도 있고 하다 결국 그걸 기다리는 것 같다. 기다리지 못하고 계속 앞서나가서 그렇다. 라이딩이 결국 그 사람을 기다리는 시간까지가 라이딩이라는 걸 알게 됐다"라고 밝혔다.
7세 고시, 라이딩 맘, 대치동이라는 사회적으로 회자되는 키워들를 조명한 ‘라이딩 인생’. 김철규 감독은 "가능한 실제 상황을 왜곡없이 담으려 노력했다. 현장감을 살리려고 가장 큰 메인 공간인 학원을 세트를 짓지 않고 실제 학원을 섭외해서 촬영했다. 학원 인근 이야기들을 대치동 학원가에서 모두 촬영했다. 드라마를 보시다 보면 굉장히 낯익은 장소들이 눈에 많이 띌 것"이라며 현실감을 강조했다.
전혜진 또한 "저는 사실 대본을 봤을 때, '이게 진짜야?' 싶었다. 작가님들이 뻥튀기를 한 줄 알았다. 7세는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런데 3세, 4세, 5세부터 시작한 친구들이 있더라. 작가님이 맘카페 한 번 들어가보시라고 해서 유튜브에서도 찾고 맘카페를 갔더니 별 게 아니더라. 그들 만의 리그가 있었다"라고 놀라며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한 편으로 이해는 됐다. 결국 어디까지 가는 문제인가 보니 종착역이 소위 의대까지 일어나는 일들이더라. 우선 제가 이해가 잘 안돼서 유튜브나 맘카페 현실 파악을 했다"라고 털어놨다.
나아가 김철규 감독은 작품의 메시지에 대해 "실제로 눈으로 직접 보고도 잘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강남의 학원, 유치원생들이 다니는 교육 상황들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수준이 높고 아이들이 그걸 따라간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그런 살벌한 경쟁상황에서도 아이들은 너무 천진난만하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세상 무해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아이들 속에, 그런 아이들을 위해서 모든 걸 다 바쳐서 헌신하는 부모 세대도 있다. 그런 부모를 또 키원내 오랜 세월 풍파를 이겨낸 어른들의 지혜와 격륜. 이런 3대의 이야기가 잘 조화롭게 배치가 된 것 같다. 드라마를 보시는 분들이 서로에 대한 이해도 조금 더 높이고, 각 세대 별로 어머니도 돌아보고, 위의 분들도 돌아보고, 서로를 보듬을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면 그 이상 바랄 게 없지 않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라이딩 인생'은 오는 3월 3일 밤 10시에 ENA에서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지니TV 제공.
[OSEN=연휘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