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시즌2 탑(최승현)이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며 30대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있는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2'의 배우 탑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2006년 아이돌 그룹 빅뱅으로 데뷔한 탑은 2022년 발표한 '봄여름가을겨울'을 끝으로 그해 2월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종료하며 팀을 떠났다.

이후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에서 퇴물 래퍼 타노스 역을 맡아 배우로 돌아왔다. 한때 래퍼로 잘 나갔지만, 유튜버 이명기(임시완 분)가 추천한 코인에 투자했다가 쫄딱 망한 인물이다. 코인으로 생긴 빚으로 인해 게임에 참가하고, 합성 마약을 몰래 반입해 목걸이에 숨겨놓고 복용하는 캐릭터다. 실제 '대마초 문제'를 일으킨 탑의 모습과 닮아 있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합류 과정을 두고 "글로벌 작품에 이정재, 이병헌 등과 친분으로 추천된 것 아니냐?"는 인맥 캐스팅 논란이 불거졌고, 이에 대해 이정재-이병헌 등은 "사실이 아니다. 캐스팅에 관련하는 건 배우의 월권"이라고 반박했고, 황동혁 감독은 "그에게 가능성을 봤고, 부족한 부분이 보일 때마다 여러 번의 오디션을 거쳐 최종 결정됐다"며 루머를 해명했다.

캐스팅 소식이 알려지자 탑이 2016년 대마초 흡입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과거를 비롯해 "한국에서 컴백 안 한다"던 은퇴성 발언까지 소환돼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여기에 작품 공개 직후에는 연기력 호불호가 불거지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20대의 탑은 그룹 빅뱅으로 누구나 부러워하는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30대는 대마초 문제를 비롯해 사회복무요원 특혜 시비, 빅뱅 탈퇴 등 온갖 구설수에 휘말렸다.

그는 "내게 30대는 잃어버린 시간이었고, 그동안 뼈저리게 큰 수치심으로 자기 모멸감과 함께 진심 어린 반성의 시간을 겪었다. 그러면서 음악을 만들면서 치유 받았고, 그 음악을 팬들에게 들려 드리고 싶다"며 "앞으로 다가올 나의 40대는 상상해보지 않았지만,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년으로서 누구보다 건실하게 살고 싶다. 큰 목표는 안정적으로 살아보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정신 건강에 대해선 "완벽하진 않지만, 많이 나아졌고 많이 단단해졌다고 생각한다"며 "힘든 시기에 위로가 돼 준 사람은 가족들과 친구들"이라고 했다.

오랜만에 아들의 작품을 본 부모님은 어땠을까? 탑은 "캐릭터가 (약쟁이 래퍼)캐릭터라서 좋아해주시진 않았다. 그 친구(타노스)의 모든 점을 안 좋아하셨다. ('승현아 잘했다') 그런 말도 없으셨다"며 "아직까지는 나한테 표현을 아끼시는 것 같다. 사실 기뻐하실 수도 없고, 그동안 내가 가족들에게 너무나도 큰 상처를 드렸다. 그래서 가족들도 벌써 기쁨을 느끼시긴 힘들 것"이라고 고백했다.

대중에게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여준 탑, 그리고 최승현.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궁금했다.

그는 "다신 실수하지 않겠다고 당연히 다짐할 수 있고 약속할 수 있다. 내 입으로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경솔하지만, 팀(빅뱅)에게 너무 미안해서 떠났다는 걸 팬 분들은 인지를 못했기 때문에 오해 아닌 오해가 쌓이고 상처를 드렸다. 이번에 (인터뷰를 하며) 비로소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오해는 없을 것 같다.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탑과 최승현, 둘 다 내 이름이다. 이제는 안정된 탑이 되고 싶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끝으로 "11년 만의 인터뷰가 어땠나?"라는 질문에 "내가 생각한 것보다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감사하다.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서 (포털사이트)네이버에 나의 나쁜 기사가 안 나오면 좋겠다. 지난 10년 동안 너무 시끄러웠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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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하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