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KBS 연기대상은 이순재에 향했다.
11일 밤 방송된 ‘2024 KBS 연기대상’에서는 방송인 장성규와 배우 서현, 문상민의 진행 아래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KBS 드라마에서 활약한 배우와 작품, 스태프들을 위한 시간이 이어졌다. 이번 시상식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된 후 녹화중계로 공개됐다.
이날 영광의 KBS 연기대상 수상자는 이순재였다. 이순재는 올해 ‘개소리’를 통해 오랜만에 유쾌한 드라마로 안방극장에 컴백해 강아지 소피와 소통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명예 탐정’ 역할을 선보였다. 다만 이순재의 경우 지난해 10월 건강상 이유로 출연 중이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공연을 취소했고, 활동 중단 3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얼굴을 비췄다.
대상을 받은 이순재는 후배 김용건, 최수종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 올랐다. 박장범 KBS 사장은 트로피를 전달하며 “이 상을 드릴 수 있어 영광”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순재는 마이크를 잡은 뒤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 KBS가 방송 역사가 시작된 게 1961년 12월 31일로 기억한다. ‘나도 인간이 되련다’에 첫 출연했다. 선배님들 모시고 조그만 역할이지만 했다.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 준비했다. 오늘 이 아름다운 상, 귀한 상 받게 됐다”고 전했다.
이순재는 “그동안 대상 하게 되면 이순신 장군, 역사적 인물이 받았다. 줄 수 있다. 저기 미국에 배우 캐서린 헵번은 30대에 한번 타고, 60세 이후 3번 상을 탔다. 근데 우리나라는 전부 공로상이다. 60세 넘어도 잘 하면 상을 주는 거다. 공로상이 아니다. 연기는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상은 개인의 상이 아니다. '개소리'에는 우리 소피를 비롯해 수많은 개가 나온다. 그들도 다 한몫했다. 파트마다 맡은 역할들이 있다. 이들이 최선 다했다. 제가 거제를 4시간 반이 걸린다. 이걸 20회 이상 왔다갔다 하며 찍었다. 다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순재는 “그리고 내가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할 학생들이 있다. 제가 아직까지도 우리 총장님이 배려해서 가천대학교 석좌교수로 13년째 근무하고 있다. 도저히 (수업) 시간이 안맞아서 학생들한테 '정말 미안하다. 교수자격 없다'고 했는데 '걱정하지마라, 드라마 잘하시라'고 하더라. 눈물이 나왔다. 그 학생들 믿고 나름대로 최선 다해서 오늘의 결과가 온걸로 알겠다. 감사하다”면서 “늦은시간까지 와서 격려해주신 시청자여러분, 집안에서 보고계신 시청자 여러분 평생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 감사합니다”라고 전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편, 이순재의 수상으로 지상파 3사 최고령 연기대상 수상자가 바뀌었다. 2024년, 90세의 나이로 이순재가 ‘KBS 연기대상’을 수상하며 역대 연기대상 중 최고령 대상 수상자가 됐다. 특히 이순재는 이번 연기대상으로 생애 첫 연기대상을 수상하게 됐다. 현역으로 활동하는 배우들 중 최고령을 자랑하는 이순재의 경우 연기 경력에 비해 연기대상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2007년 방송된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야동순재’로 큰 인기를 끌고 대상을 받았으나, ‘연기대상’이 아닌 ‘연예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07년 MBC 연예대상 이후 17년만 대상, 첫 연기대상을 받게된 이순재는 벅차오르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고, 후배들은 오랫동안 기립박수를 보내며 선배를 향한 존경의 마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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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방송 캡처
[OSEN=김채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