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서구적으로 예쁜데 어떻게 시골 할머니를 하나 싶었지만… 이왕 하려면 정말 깜짝 놀라게 하자는 오기가 생겼다”
세상을 떠난 故 김수미의 남다른 연기 열정이 재조명됐다.
지난 29일 MBC ON은 25일 별세한 故 김수미를 추모하며 ‘다큐플렉스 전원일기2021′를 재편집해 방송했다.
생전 김수미는 ‘전원일기’와 관련된 인터뷰에서 “(당시 30대인) 내가 (사람들은) 진짜로 환갑인 줄 알더라. 환갑 잔치 이야기 땐 팬들이 실제로 금반지를 선물 보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처음에는 일용엄니 배역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서 “배역도 모르고 갔더니 박은수 선배와 한식구라길래 ‘우리 부부인가 봐요’ 했는데 ‘네가 내 엄마야’ 하더라”라며 초기에는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수미는 속으로 “이렇게 서구적으로 예쁜데 어떻게 시골 할머니를 하나 싶었다”면서도 “그때 일이 고팠다. 이왕 하려면 정말 깜짝 놀라게 하자는 오기가 생겼다”면서 오히려 열연을 펼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수미는 또 분장에 대한 고충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때 분장하는 데 한 시간 넘게 걸렸다. 주름을 그리고 가발을 붙이고, 머리는 석유로 지웠다”면서 “이가 빠진 건 도로 아스팔트 까는 타르를 붙여서 만들었다. 분장용 화장품도 열악했다”고 토로했다.
배우 김수미는 지난 25일 7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971년 MBC 공채 3기 탤런트로 데뷔한 김수미는 생전 서구적인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드라마, 영화, 예능, 연극 등 다방면에서 활약했다. 특히 국민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엄니 캐릭터로 전국민의 사랑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