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방영된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에드워드 리 셰프가 유통 업계 광고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라면 신제품 광고 모델을 맡는가 하면 브랜드 앰배서더로 여러 업체가 러브콜을 보냈고, 버거 브랜드와 협업한 한정판 메뉴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가 호텔과 진행했던 파인다이닝 프로모션도 순식간에 예약이 마감됐다고 합니다. 흑백요리사의 최대 수혜주는 에드워드 리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인데요, 그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요.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농심은 신제품 ‘신라면 툼바’의 글로벌 광고모델로 에드워드 리를 발탁했습니다. 내수 침체로 해외에서의 성과가 절실한 상황에서 신라면 툼바가 해외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을 기대하며 올해 적극적으로 해외 공략에 나설 계획입니다. 3월 호주, 4월 일본에서 판매를 시작하는 것에 이어 오는 6월에는 미국 최대 유통 체인인 월마트에도 입점합니다.
농심 관계자는 “에드워드 리가 흑백요리사에서 보여준 한국과 서양 식문화를 융합한 독창적인 요리, 음식에 대한 진정성 등이 신라면 툼바의 이미지와 부합해 모델로 발탁했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매운맛과 전 세계 누구나 좋아하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담은 신라면 툼바의 매력을 널리 알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흑백요리사에 출연했던 여러 셰프 중에서도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에드워드 리가 광고 모델로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해외 공략에 공들이는 업체들 입장에선 매력적인 광고 모델인 셈입니다.
지난해 첫 매출 3조원을 돌파한 풀무원도 마찬가지입니다. 풀무원은 최근 두부, 아시안 누들 등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공들이고 있습니다. 풀무원은 에드워드 리를 브랜드 앰배서더로 발탁했습니다. 미국 내 에드워드 리의 높은 인지도를 고려해 추후에는 미국에서 풀무원 브랜드 캠페인 협업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국내에서도 에드워드 리의 레시피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올해 안에 에드워드 리와 공동 개발한 신제품도 출시할 예정입니다.
업계에선 에드워드 리가 걸어온 발자취가 한국 소비자들에게 공감을 넘어 감동을 주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에드워드 리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뉴욕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인지도를 쌓아 온 인물입니다. 그는 2010년 ‘아이언 셰프 아메리카’ 우승자이자 백악관 국빈 만찬 셰프라는 경력을 자랑합니다. 그러면서도 부모님의 고국인 한국을 잊지 않고 흑백요리사라는 경연에 참여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울렸다는 것입니다. 그는 여러 방송과 인터뷰에서 “한식은 내 정체성이다”, “한국인 팬들이 생겼다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나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합니다. 친절하고 푸근한 이미지도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에드워드 리는 지난 1월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일식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히노츠키’와 협업해 미식 프로모션을 진행했습니다. 히노츠키는 모두 별실로 돼 있는데 에드워드 리가 직접 모든 방을 방문해 음식을 소개하고, 함께 사진도 찍었다고 합니다. 호텔 관계자는 " 1인 30만원 가격이었는데 예약을 오픈하자마자 매진됐다”며 “에드워드 리가 서로 다른 문화와 이야기를 음식으로 엮어내는 데 관심이 높다는 얘기를 듣고 협업을 요청했는데 그가 흔쾌히 수락해서 협업이 진행됐다”고 전했습니다.
에드워드 리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유통가와 다방면으로 협업 중입니다. GS25는 작년 12월과 지난 1월 두 차례에 걸쳐 ‘이균(에드워드 리의 한국 이름) 참외미나리주’를 한정 판매했습니다. 4병이 1세트로 구성된 상품이었는데요, 총 7000세트가 완판됐다고 합니다. 맘스터치는 에드워드 리와 협업한 버거 2종을 지난 18일부터 전국 320개 매장에서 정식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매장 일평균 매출이 61% 증가했습니다. 매일유업도 ‘매일두유’ 앰배서더로 에드워드 리를 발탁하고, 두유를 활용한 건강식단과 요리 레시피 등을 통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전달한다는 계획입니다.
에드워드 리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국 식재료로 만든 요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고 그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에드워드 리와의 협업은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한국 식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습니다.